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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에 자사주 카드 꺼낸 배중호 국순당 대표

상폐 위기에 자사주 카드 꺼낸 배중호 국순당 대표

등록 2019.11.27 15:35

고병훈

  기자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 후 4년째 영업손실내년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 기정사실자사주 매입 통한 자신감 피력 및 주가 방어

배중호 국순당 대표이사. (그래픽=박혜수 기자)배중호 국순당 대표이사. (그래픽=박혜수 기자)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린 국순당이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증권가에서는 책임경영과 주가부양, 향후 경영실적 개선에 대한 배중호 대표의 자신감이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지만 실제 회사 사정은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라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순당은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70만주를 장내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취득예정금액은 17억5350만원이며 취득예상기간은 2020년 2월 26일까지다. 국순당은 앞서 지난 3월에도 19억7250만원을 들여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대한 자신감 피력, 주가 방어 등 두 가지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본 배 대표가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은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당시 국순당 대표 제품인 ‘백세주’의 원료로 활용되는 토종 약초 백수오 대신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가 원료 창고에서 일부 검출되면서 국순당은 시중에 유통되던 백세주 전량을 회수했고 그해 적자 전환했다.

상폐 위기에 자사주 카드 꺼낸 배중호 국순당 대표 기사의 사진

2015년 83억575만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6년 54억5686만원, 2017년 35억8487만원, 지난해 27억5193만원까지 내리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국순당은 올해 초 한국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올해까지 영업손실이 이어지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이 돼 증시에서 퇴출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40억8428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개선세를 보이던 손실 규모가 오히려 확대됐다. 4분기 극적인 흑자를 거두지 않는 이상 올해도 흑자전환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매출액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순당은 2011년 1276억8600만원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26억7910만원으로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가짜 백수오’ 사건이 터진 2015년(749억5534만원)과 비교해도 매출액이 29.7%나 줄었다.

업계는 국순당이 올 4분기 경영실적을 만회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겨울철은 막걸리 시장이 비수기에 해당하고 국내 전통주 시장 자체의 하락세와 전반적인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적자 규모가 커질 확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통주는 와인, 맥주 등 외국 주류에 밀려 점차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국순당의 대표 제품인 ‘백세주’ 매출이 여전히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최근 내놓은 신제품들 역시 반응이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국순당은 올해까지 영업손실 적자행진을 이어간 뒤, 내년 초 상장폐지 실질심사대상이 돼 최종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3심 체제로 구성된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1심이 진행되고, 이후 코스닥심사위원회의 2심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후 기업이 이의제기를 하면 최종심인 3심이 열린다. 심사에 따라 최대 2년의 개선 기간이 부여될 수 있다.

거래소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즉각 상폐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상폐 심사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에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영업이익으로만 보면 국순당은 명백한 상폐 대상이다. 하지만 영업이익 적자에도 불구하고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실현하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을 1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작년 영업손실의 10배에 가까운 2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순당은 현금성 자산이 많고 90억원 가치의 투자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는 등 영업이익 외에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심사를 받을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다만, 배중호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적개선 의지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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