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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LG전자 ‘특허센터’···색깔 드러내는 전생규 부사장

날카로운 LG전자 ‘특허센터’···색깔 드러내는 전생규 부사장

등록 2019.11.13 07:35

수정 2019.11.13 08:19

임정혁

  기자

LG전자 잇따른 특허소송과 대외 메시지지적재산권 무단사용 엄정 대응은 당연31년 정통 LG맨으로 특허부서에만 근무

날카로운 LG전자 ‘특허센터’···색깔 드러내는 전생규 부사장 기사의 사진

LG그룹의 공격 경영이 선명해지면서 핵심 계열사 LG전자의 특허 침해를 방어하는 전생규 특허센터장(부사장)의 존재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 부사장은 1987년 금성사 시절 특허관리실에 입사해 관련 부서만 거친 특허 전문가다. 2014년부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 특허센터장을 맡고 있는데 전임 이정환 부사장과 비교해 비교적 조용한 행보로 세간의 눈길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LG전자가 대대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LG전자 정도 규모의 회사가 국내외에서 특허 침해 소송에 임하는 건 일상적이지만 그동안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 만큼은 꺼려왔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일종의 ‘대외 경고’ 차원의 메시지가 녹아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LG그룹은 ‘특허 경영’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도 특허에 관심이 높다. 지난 2010년 8개 LG 계열사 특허 임원과 연구소장들로 구성된 ‘LG 특허협의회’를 조직했다. 당시 대다수 계열사에선 상무급 임원이 주도했다. 반면, LG전자는 부사장급 임원이 특허센터장을 이끌며 핵심 부서로 출발했다.

2017년 11월에는 특허청 특허심판원 10부 심판장으로 LG전자 김주섭 상무가 정부 헤드헌팅 방식으로 영입, 자리를 옮기는 등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김 상무는 33년간 LG전자에서 특허 관련 업무를 도맡아 업계 대표적인 전문가로 통했다.

LG전자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특허센터는 싸움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고, 이를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곳”이라며 “굵직한 소송을 특허센터가 주도하고 법무팀이 이를 지원하는 형식”이라고 귀띔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2만7058건의 특허권을 갖고 있다. 해외에는 5만7928건의 등록 특허를 보유 중이다. 대표적으로 제품 기획부터 개발까지 9년여가 걸린 의류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는 2011년 출시 이래 220개의 글로벌 특허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2014년 11월 구글과 광범위한 ‘글로벌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기존 특허는 물론, 향후 10년간 출원하는 특허까지 출원일로부터 20년간 포괄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이를 이끄는 전생규 부사장은 재직 기간 31년에 달한 ‘정통 LG맨’이다. LG전자 주식 236주를 보유해 책임 경영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전 부사장은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사 중앙연구소 특허관리실에 입사해 LG전자 CTO 멀티미디어 특허팀장과 CTO 특허전략 분석팀장을 거쳐 현재 특허센터장을 이끌고 있다.

전 부사장은 최근 소송과 관련해 “지적재산권은 부단한 연구개발의 결실이자 사업 경쟁력의 근원”이라며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LG전자의 최근 특허 침해 소송 움직임은 파격적이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중국 가전 업체인 하이센스를 상대로 TV 관련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하이센스 TV 제품이 LG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것이다.

지난 6일에는 중국 전자회사 TCL을 상대로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휴대폰 ‘LTE(4세대) 표준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TCL이 판매하고 있는 피처폰과 스마트폰에 적용한 일부 기술이 LG가 보유하고 있는 ‘LTE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골자다. 표준특허란 관련 제품에서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필수 기술 특허를 말한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아르첼릭 등 유럽 가전 업체 3곳에 대해서도 LG전자가 채택한 냉장고 독자 기술인 ‘도어 제빙’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LG전자는 이 기술과 관련해 글로벌 기준 등록 특허 400여 건을 보유 중이다.

2017년 3월에는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 브루(BLU)와 지난해 6월 프랑스 휴대폰 제조업체 위코(Wiko)를 상대로 각각 미국과 독일 법원에 LTE 표준특허에 대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 설명에 따르면 브루와는 최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위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쟁점이 된 특허 3건 모두에서 최근 1심 승소했다.

미국 특허분석기관 ‘테크아이피엠’에 따르면 LG전자는 4G(LTE/LTE-A) 표준특허 부문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독일 특허조사기관 ‘아이피리틱스’는 지난 7월 LG전자가 5G 표준특허 분야에서 글로벌 전체 표준특허 11%에 해당하는 특허를 보유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초 ‘카이스트(KAIST)’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특허 보유 등으로 사업 안전망을 발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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