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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길 개척하는 국내 대표 주택전문 오너 3인방

새 길 개척하는 국내 대표 주택전문 오너 3인방

등록 2019.10.23 13:29

수정 2019.11.13 09:28

김성배

  기자

주택사업 한우물 팠지만 성장성 한계두둑한 실탄으로 M&A·지분투자나서정창선 증흥회장 헤럴드 등 언론사업권홍사 한진칼···이석준은 프롭테크

새 길 개척하는 국내 대표 주택전문 오너 3인방 기사의 사진

국내 대표 주택전문 중견건설사들이 주택 외길을 접고 새로운 투자처나 사업을 발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사업 업력이 40여년 안팎으로 주택건설의 ‘오직 한 우물만을 판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간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한길만 걷던 이들이 사업 다각화는 물론 실탄 보유력을 선보이며 인수합병(M&A)이나 외부 지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역시 주택(호반 베르디움) 한길을 걷다가 최근 수년간 M&A 등 무한 확장력을 과시하며 국내 굴지의 10대건설 반열에 오른 김상열 회장의 호반건설그룹이 데자뷰된다.

국내 대표 중견건설사들은 2010년 이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공공택지 분양사업이나 주택자체개발사업을 통해 급격히 몸집을 키워 왔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정책과 주택 경기 악화 장기화 등 주택사업으로만은 성장성이 한계에 이르러 중장기적 변화를 꾀하면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성지인 서울이나 재계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983년 광주에서 건설업에 뛰어든 이래 주택건설 외길만 걸으며 재계 37위 굴지의 대기업 반열에 오른 중흥그룹(자산 9조5250억원) 정창선 회장이 대표적이다. 19살에 목수로 건설업에 뛰어든 정 회장은 젊은 시절 건설현장을 누비다 1983년 중흥건설의 전신인 금남주택을 설립했다.

1989년 사명을 중흥건설로 바꾸고 2000년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중흥 S클래스’를 내놓았다.

중흥그룹은 시공능력 평가 100위권 내에 속한 건설사 2곳(중흥건설·중흥토건)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정 회장의 차남인 정원철 사장도 시티건설(옛 중흥종건) 오너 경영인으로 주택건설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 회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외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때도 주택사업 외길을 고집했다. 그의 장남인 정원주 사장이 한때 수입차 사업에 손을 댄 적이 있지만, 사업 실패로 접은지 오래다. 정 회장은 평소 주택건설 전문기업으로서 기업가치의 본질이 주택사업에 있다고 강조할 정도.

그러나 최근엔 M&A를 통해 주택 이외 사업에도 확장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 경제지 언론사업을 통해서다.

광주기반에서 서울진출이라는 의미와 함께 그간 최대 먹거리였던 정부의 공공택지 분양이 크게 줄어들면서 재건축 재개발주택건설사업이외에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지난달 사업다각화 등을 목적으로 헤럴드 지분 47.8%(684억 3000만 원)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난 7월엔 정 회장이 헤럴드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중흥그룹이 주력해 오던 건설 사업 외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에도 늘 열려있었다”면서 “지난 70년간의 역사에 더해 최근 독자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헤럴드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 선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지는 서울시민을 주요 소비층으로 한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문화사업을 진행하는 등 정 회장이 헤럴드를 통해 중흥건설의 이미지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중앙지를 보유하면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중흥건설은 현재 광주전남 언론사인 남도일보(2017년 인수)를 소유하고 있는데 2018년 10월 순천에서 열린 남도일보 전남 동부권 취재본부 출범 기념식에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전남 동부권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장, 주요 기관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중앙지가 서울에서 창립기념 행사 등을 진행하면 지역신문사보다 더욱 많은 정관계 인사가 참석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신문과 함께 ‘이코노미서울’이라는 전국 경제지를 창간하려고 했지만, 내부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 창업주인 권홍사 회장은 외부 지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권 회장은 1980년 부산에서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설립했고, 2000년대부터 수도권에 진출해 아파트 브랜드 ‘반도유보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공공택지 매입 등 몸집을 부풀렸던 기존 방식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하면서 그간 주택사업으로 벌어들인 자회사 계열사 포함 3000억원대의 자금 활용이나 새 투자처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회장은 대한건설협회 회장 출신으로 업력 40년 영남 대표 기업인으로 한눈을 팔지 않는 주택건설 한우물 경영으로 유명한 거물급 건설경영인.

그러나 최근엔 한진칼 지분 5.06% 인수(4대 주주)하면서 외부 투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KCGI(강성부 펀드)와 손잡고 한진칼 경영권까지 노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반도건설측은 단순투자와 자금활용 목적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권 회장은 주택 외에 산업단지 등 토목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 6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동지구에서 509억원 규모 ‘첨단산업 및 지식기반 산업기지 조성사업’을 수주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명동지구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총 면적 50만6238㎡ 규모로 원전부품 소재단지 육성을 위한 특화단지 조성과 함께 원전부품 연구소, 전시관 유치로 원전부품 클러스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대형 컨소시엄사업인 김해대동첨단산업단지조성사업(총사업비 1조1000억원 규모) 수주에도 SK건설과 함께 적극 참여한 사실이 있다.

우미건설 2세 경영인으로 건설업계 스마트 오너로 유명한 이석준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유명 맛집을 푸드코트 형태로 모아놓는 셀렉트다이닝 OTD코퍼레이션에 아이에스동서와 함께 30억원 투자한 것. 건설사가 지은 건물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한 사례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최근엔 OTD코퍼레이션은 기업공개(IPO)도 준비하는 등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식·분식 위주인 오버더디쉬(OTD), 양식 위주인 파워플랜트, 건물의 F&B 공간을 통째로 빌려 재구성하는 디스트릭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핫플레이스인 서울 광화문 D타워에 파워플랜트, 여의도 SK증권빌딩의 디스트릭트Y, 스타필드 하남에 마켓로거스가 입점해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국내 프롭테크포럼 출범부터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고, 이 사장은 포럼 이사를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 등 신진사업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어 외부 지분 투자나 M&A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우미건설이 민관협력 돈의문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프롭테크 등 4차 산업 기술에 대한 이 사장의 관심이 크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돈의문 복원 작업은 교통 영향 및 예산 등 현실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민관협력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로 문화재를 구현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64년 광주에서 태어난 이 대표이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수석 졸업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수재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마치고 LG산전(현 LS산전)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1982년 우미를 창업한 이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아 지난 2000년부터 대표이사(부사장)겸 오너로서 경영을 이끌고 있다. 주택전문 건설사로 최근 20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익을 낼 정도로 견실하며 무차입 경영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더 이상 주택건설이 미래 사업이 되긴 어려울수도 있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중견건설사 오너들이 주택사업 후의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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