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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으로 치닫는 LG화학-SK이노···극적화해 가능성 ‘제로’

파국으로 치닫는 LG화학-SK이노···극적화해 가능성 ‘제로’

등록 2019.09.30 10:16

이세정

  기자

특허침해 소송 놓고 갈등 재점화SK “과거 약속 파기” vs LG “합의 건과 별개”대화 강조하던 SK, 강경 대응으로 기조 변경 협상으로 해결 불가···CEO 2차회동도 물건너

파국으로 치닫는 LG화학-SK이노···극적화해 가능성 ‘제로’ 기사의 사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았다. 인력유출 논란으로 시작된 두 회사간 배터리 갈등은 과거 2011년 분리막 소송까지 소환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화’를 내세우던 SK이노베이션마저 ‘초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만큼, 극적 화해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3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차원이 다른 대응’을 경고했다. LG화학이 이달 2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배터리 특허침해’로 추가 제소한 것이 과거 합의한 ‘부제소 약속’을 깬 것이라며 분노를 터트린 것.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핵심소재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침해해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LG화학이 주장하는 5건의 특허 중에는 이미 2011년 12월 LiBS 분리막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해 ‘추가로 국내외 부제소’하기로 합의한 특허가 포함돼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당시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으로 2011년부터 약 3년간 공방전을 벌이던 중, 잇따라 패소한 상대방이 합의를 요청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대승적인 협력자 관점에서 합의를 해줬지만, 패소한 그 특허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며 “당시 합의한 내용을 파기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2014년 김홍대 SK이노베이션 NBD총괄과 권영수 LG화학 대표이사(현 LG 부회장)이 각각 서명한 합의서에는 “두 회사는 대상 특허와 관련해 향후 직접 또는 계열사로 국내와 국내에서 특허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의 청구 또는 특허 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 합의는 10년간 유효한데, 서명한지 5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합의 당사자가 현재 LG 부회장인 점을 감안해 합의서 자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LG화학의 부당한 소송제기와 여론전에 따라 공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법적인 조치를 포함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주장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곧바로 입장문을 보내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과거 한국에서 건 특허와 권리 범위부터가 다른 별개의 특허”라며 “당시 합의서상 대상특허는 한국특허이고, 이번 제소 특허는 미국특허다. 특허 제도의 취지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특허와 한국 특허의 기초출원이 동일하고 발명자가 동일하기 때문에 같은 특허로 봐야 한다”며 재차 공격했다. 또 “국외에서 특허침해로 쟁송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왜곡했다”면서 “권영수 부회장이 사인한 합의서 내용을 부인하는 저의가 의심되고,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LG화학이 모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두 회사의 주장은 법리적 판단에 의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동안 ‘대화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유지해 온 SK이노베이션이 강대강 대치를 선택한 만큼, 두 회사간 배터리 전쟁이 화해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올 4월 인력 빼가기로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며 첫 소송을 건 때부터 “양사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입장문에서는 대화를 제안하지 않았을 뿐 더러, 지금까지와 달리 강력하고 엄정하게 맞서겠다는 입장을 대대적으로 밝혔다.

더욱이 지난 16일 이뤄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의 비공개 회담 이후 추가적인 소송전이 없을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양사간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CEO 2차 회동도 물거품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내부 기조가 대화에서 강경대응으로 바뀌었다”며 “양사의 배터리 전쟁이 극한으로 치닫는 만큼, 해피엔딩을 기대하긴 힘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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