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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사내 복지?···대형건설 아리송한 ‘리프레시’

임직원 사내 복지?···대형건설 아리송한 ‘리프레시’

등록 2019.07.29 09:22

수정 2019.07.29 21:22

김성배

  기자

대형건설 리프레시 유무급 휴직제도 봇물건설사들 “해외여행 자기계발 등 복지차원”대부분 급여 일부만 받아 외벌이 부담느껴희망퇴직 등 이어지기도···인력 감축 용도?

임직원 사내 복지?···대형건설 아리송한 ‘리프레시’ 기사의 사진

대형건설사들이 리프레시 유무급 휴직제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고정비용 아끼기를 비롯해 구조조정 인력 감축 등 용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건설들은 인력 재배치 등 효율화 외에 대부분 희망자에 한정한 것으로 해외여행이나 자기계발 등 직원들 자발적인 요구와 재충전·사내복지 차원의 도입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부 유급은 물론 무급휴가도 있는 데다 희망퇴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아 본래 취지와 다른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대우건설이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유급휴직 제도를 운영중에 있다. 2개월 휴직이후 1회 더 연정해서 최대 4개월까지 쓸수 있다. 플랜트 사업본부 임직원은 의무적으로 쉬어야하며 다른 사업본부 직원들도 희망자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급의 50%만을 지급하는 휴직제도라는 점에서 일부 직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외벌이 직장인이 월급의 절반만 받으면서 최장 4개월을 쉰다는 게 사실상 쉽지 않다는 의미에서다.

더욱이 의무적으로 쉬어야하는 플랜트 사업본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휴직 이후 희망퇴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는 시각에 따라 사실상 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나 조직 슬림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대우건설은 희망퇴직자들에게 6개월부터 최대 2년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에 일감이 없거나 업무상 눈치가 보이는 등 더 이상 회사 생활이 어렵다는 느끼는 직원들은 휴직 이후 퇴사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 용도로 대우건설이 일부 활용하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우건설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1분기 3948명에서 올해 1분기 말 3811명으로 13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1780명에서 올 1분기 1522명으로 258명이 줄었다.

대림산업은 아예 무급 리프레시 휴가제다. 건설산업부 모든 직원이 작년 말부터 최대 3개월간 리프레시 휴직을 쓸 수 있다. 다만 ‘휴가’가 아닌 ‘휴직’이기 때문에 무급 조건이다.

대림산업측은 직원들이 공부나 장기 해외 여행 등 개인 사유가 있거나 재충전을 원하면 연중 언제든 리프레시 휴가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 워라밸을 강조하는 젊은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희망퇴직과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급휴직이라 가족이 있는 직장인들이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최대 3개월간 자리를 비운다는 부담감도 반영되고 있다. 전사적으로 크게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대림산업이 급여 판관비 등 고정비를 아끼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일부 희망퇴직이나 퇴사로 연결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해 플랜트 적자 등 비상경영 조치의 일환으로 작년말부터 올해 초까지 무급휴가와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산업도 임직원수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대림산업 직원은 올 1분기 총 6868명으로 지난해 1분기 7523명보다 655명(6.8%)이 감소했다. 대림산업의 정규직원은 올해 4308명으로 지난해 4374명 보다 66명이 줄었으며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3149명에서 올 1분기 2560명으로 589명이 줄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말 플랜트 본부 직원은 1801명이었지만 1년 사이 1374명으로 몸집이 줄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도 급여의 70%만을 지급하는 리프레시 유급휴가제를 이달부터 도입했다. 이 휴가를 쓰는 직원은 1개월간 기본급의 70%를 받으면서 쉴 수 있다.

당초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이 휴직제도를 본사와 현장 대상 자기계발휴직 제도로 도입하려다가 인력 유출 우려 등 업계 안팎의 따가운 눈초리로 백지화했던 사실이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복지차원이라기 보다 신규 수주물량과 건설현장 감소 영향으로 인력 재배치 등 활용목적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삼성물산도 최장 3년간 자기계발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역시 무급으로 석박사 학위나 자격증 취득을 비롯해 자기계발 목적으로 이용가능하다. 목표 달성시 근무 연수를 인정받지만 실패시 규정이 애매해 고용안정 리스크가 있다.

GS건설은 최대 2주 여름휴가와 리프레시 휴가를 운영하고 있다. 리프레시 휴가는 월 1일 주어지며 직원들에게 리프레시 휴가계획안을 제출하게끔 하는데 연차소진용에 가깝다.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와 SOC발주 급감을 비롯해 해외건설 수주마저 녹록치 못하다. 비용을 감소하거나 인력을 줄이는 선조치가 대형건설로서도 일부 필요한 상황이다. 각종 휴가나 휴직제도가 일부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해설될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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