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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친 정제마진, 2배 뛰었다…정유사 실적개선 본격화

배럴당 7달러 돌파…손익분기점 4~5달러 넘겨
국제유가 상승·휘발유 성수기 속 공급부족 영향
하반기 전망 긍정적…정제마진 급락 가능성 낮아
IMO 2020 본격 시행으로 수익성 추가 개선될 듯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고심하던 국내 정유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한 달 새 2배 이상 오르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정제마진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파악할 수 없지만, 당분간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16일 정유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7.5달러선으로 집계됐다. 7월 첫째주 6달러 대비 1.5달러 올랐고, 지난해 7월 5.6달러보다도 높은 수치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3.35달러대에 머물렀다. 1월 말과 2월 초에는 1달러대로까지 떨어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역사적 저점’을 찍기도 했다. 정제마진이 1달러 줄면 정유사 영업이익은 2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간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정제마진이 배럴당 6.5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에 약 6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증권가에서도 정제마진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정유사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최소 50% 이상 위축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정유사의 경유 적자전환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한 숨 돌리는 모습이다. 2배 이상 뛴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웃돌고 있어 실적반등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로 만들어 팔 때 남는 이익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통상 4~5달러대인데, 그동안은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를 그렸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휘발유 성수기 속 공급 부족으로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한다. 국제유가는 지속된 이란발 긴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값이 올랐다. 또 미국 남부에 허리케인 ‘배리’ 상륙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하반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정제마진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미지수지만,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 2020’에 따른 수요 증가라는 호재가 기다리고 있어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정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이 유지되고, 계절적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있어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공장 가동률이 95%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제마진이 반등한 만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완화된 상태다. 미국 필라델피아 에너지 솔루션(PES)이 화재사고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남부를 휩쓴 허리케인이 멕시코만 인근 정유시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IMO는 2020년부터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환경규제를 시행한다. 해운사들은 저렴하지만 황 함량이 높은 벙커C유(중질유)를 비교적 고가인 경유나 저유황유로 대체해야 하는데, 정제마진의 추가적인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상반기 부진하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당분간 정제마진이 고가에 형성되고 IMO 규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향상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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