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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등록 :
2019-07-15 16:39

수정 :
2019-07-15 23:31

한일 갈등에 ‘속타는 롯데’…신동빈에 쏠린 눈

롯데 계열사 불매 리스트에 곤혹
롯데쇼핑 등 시총 1조8000억 증발
신동빈 회장, 사장단 회의 메시지 주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중국으로부터 보복 공격을 받은 지 3년. 롯데가 10조원을 투자해 일궈 놓은 중국 사업은 빠르게 무너졌다. 보복 조치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장 영업이 중단됐다. 손실은 불어나고 불매운동으로 ‘롯데’에 눈길도 주지 않아 이미 시장에서 소외된 지 오래다.

결국 롯데는 과감하게 중국시장을 포기하고 유통사업에서 하나 둘씩 손을 떼고 있다. 아직도 영업 중단, 온라인 한국 여행 상품 판매 금지, 한국 단체관광 비자 발급 중단 등 어느 하나 풀린 게 없다.

중국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엔 일본과 한국의 갈등이 시작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국민의 분노는 치솟았고 그 불똥이 또 한 번 롯데로 튀고 있다.

◇韓日갈등에 불똥 튄 롯데…시총 1조8000억 증발 = 롯데그룹은 태생적인 배경이 일본인데다, 현재 지배구조 최상단에서도 일본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롯데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규제에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지만, 유니클로나 무인양품, 롯데아사히주류와 같이 일본 기업과 합작사가 많아서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불매운동 등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곳이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쇼핑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와카바야시 타카히로와 배우진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신동빈 롯데 회장과 황각규 부회장은 이 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과의 합작사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가장 먼저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에 불똥이 튀었다. 온라인 상에서 불매운동 대표 브랜드로 유니클로가 꼽혔다. 시민단체의 시위도 가장 먼저 시작됐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도쿄(東京)에서 개최한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에서 벌어진 불매운동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 년간 수입맥주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아사히 맥주는 단숨에 1위에서 밀려났다. 대신 그 자리를 카스, 칭따오 등 한국과 중국 맥주가 채웠다.

롯데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불매 리스트에 올랐다. 일본산 제품 판매 중단 운동에 나선 동네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들은 일제 뿐 아니라 롯데 제품도 판매 중단 이름에 올릴 예정이다.

이렇게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시작된 이후 2주 만에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시총은 약 1조8000억이나 증발했다.

롯데그룹 상장사 11곳의 시총은 1일 24조6257억원에서 12일 22조8468억원으로 1조7789억원(-7.22%)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이 기간에 주가가 11.18% 주저앉았다. 롯데쇼핑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고 있는 유니클로 한국법인(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49%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뿐 아니라 롯데칠성, 롯데하이마트,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도 2주새 주가가 7~8% 하락했다. 이중 롯데칠성은 롯데아사히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사장단 회의서 신동빈 회장 메시지 주목 =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롯데 18만 임직원들은 신 회장이 내일부터 열릴 사장단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길 지 주목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현지 정·관·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신 회장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본격화하던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해 10박 11일간의 출장 일정을 소화한 뒤 15일 오전 귀국했다.

신 회장은 열흘이 넘는 일본 출장 기간에 노무라증권과 미즈호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롯데와 거래하는 현지 금융권 고위 관계자와 관·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현지 기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과 투자를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 금융권을 통해 유치하고 있어 만약 일본 정부가 대한(對韓) 금융규제에 나설 경우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출장 기간에 금융권을 위시한 다양한 관계자들을 만나고 왔기 때문에 최근 한일 간 현안과 관련해 본인이 파악한 내밀한 현지 기류를 계열사 사장들에게 전파하고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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