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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등록 :
2019-06-17 09:18

수정 :
2019-08-29 10:02

[김성회 온고지신 리더십]천리마보다 백리마가 소중하다

“인력은 넘치는데 인재는 없다.”
많은 리더들의 고민이다. 마치 여자들이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외출할 때 입을 옷은 없다고 불평하는 것처럼 말이다. “뺀질이와 눈치코치 9단만 넘쳐나고 일할 사람 하나도 없다. 나 젊었을 적 10분의 1만 해도 고맙겠다”고 한숨 푹푹 내쉬는 리더가 있다면 위로삼아 해드릴 이야기가 있다.

많은 경영자들의 농익은 경험담에서 나온 “사장처럼, 사장보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이미 직원이 아니다”란 말이다. 즉 사장 마인드로 일하는 직원은 사장감이다. 그렇게 일을 열심히, 잘하는 직원은 누가 봐도 베스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경쟁업체에서 눈독을 들이고 스카우트할 공산이 높다. 남이 눈독들이지 않더라도 동종업계에서 스스로 창업해 곧 라이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직원이 능력에 인품까지 갖추면 그나마 대비할 ‘숙려기간’이라도 있지만, 이글거리는 야망에 사장급 실력만 갖춘 직원이라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것도 모자라 심하게는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오히려 우직한 성실파가 더 고마운 인재일 수 있다.

모 무역업체의 이야기다. A팀장의 사내 별명은 ‘일벌레’로, 자타공인 사장의 심복이었다. 그는 영업이면 영업, 관리면 관리,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몸 바쳐 일했다. 프로젝트를 맡으면 납기일 안에 해내기 위해 철야도 불사하는 열정은 물론, 사장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까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또한 사장이 해외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이면 설사 새벽이라도 공항에 픽업을 나오는 것은 기본이었다. 나오지 말라고 해도 본인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니 더 듬직하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몇 년간 업계 돌아가는 이치를 파악한 A팀장은 “이제 일은 배울 만큼 배웠으니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쳐보고 싶다”며 회사 내 핵심인재를 고스란히 빼내 팀을 꾸려 독립해 나갔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교육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J사장은 고교 후배 A이사를 철석같이 믿었다. 워낙 능력이 출중해 그에게 맡겨놓으면 신경 쓸 것이 없었다. 거래처 관리 등 중요한 일은 A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자신은 실무에서 거의 손을 뗐다. 문제는 그 후였다. 실무 및 관리를 A에게 일임하다시피 하자 그는 고객DB를 빼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대책 없이 당한 J사장은 자신의 사람 보는 눈 없음을 탓했지만 만시지탄일 수밖에 없었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들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사장 마인드로 팔 걷어붙이고 일하는 것만이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란 이야기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이 없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 모두가 사장처럼, 주인처럼 일하는 것은 그야말로 사장의 장밋빛 로망, 유토피아일 뿐이다. 사장 마인드로 일하는 직원은 사장을 하게 돼 있다. 당신의 자리를 내줘야 하거나, 맞붙거나…. 비정하지만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장자』의 우화에 따르면 산을 지키는 것은 잘생긴 나무가 아니라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못생긴 나무였다. 쓸모 있는 나무는 일찍 베어진다. 계피나무는 향기가 있다고 베이고, 옻나무는 칠에 쓰인다고 베인다. 하지만 옹이가 박히고 결도 좋지 않아 어디에도 쓸모없어 아무도 베어가지 않은 나무는 결국 가장 크고 무성하게 자라 산을 지킨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본성 그대로 놓아두는 것을 가치 있게 여겼던 장자는 무용지용, 즉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이란 역설의 지혜를 가르쳤다. 못생긴 나무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쓰임이 늦은 것뿐이라는 이야기다.

이 말을 조직에 대입해보면 지금 좀 늦되고 답답하더라도 그런 못생긴 나무 같은 직원이 회사에 오래도록 남아 성실하게 일하고 튼실하게 공헌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의 수많은 제자들 중에서 학통을 이은 제자가 누구인지 아는가? 난다 긴다 하며 재주가 출중했던 실력파 제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일찍이 관계에 진출하든, 용기와 재기가 뛰어나 이런저런 이유로 공자를 떠났다. 공자의 학통을 이은 것은 평소에 ‘좀 둔하다’는 평을 들으며 때론 찬밥 대접까지 받았던 끈기파 제자 증자다.

증자는 이른바 공문십철(孔門十哲.공자의 뛰어난 제자 10명)에도 들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끈기 있게 배우며 버텼고, 결국 공자의 학통을 이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세간의 이야기를 증명하는 사례다.

한비자는 같은 맥락에서, 말을 기르고 훈련시킬 때도 굳이 천리마를 구하는데 연연하지 말라고 말한다. 천리마가 하루에 1000리를 달리는 우수한 말이긴 하지만, 흔하지는 않다. 있다 해도 모셔오기 어렵고, 관리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천리마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범한 말이라도 먹이를 제대로 주고 잘 길들이면 하루 100리는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그런 말을 열 마리 확보해 100리마다 역참을 두어 말을 갈아탄다면 하루에 1000리를 갈 수 있지 않겠는가.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게 하는 게 한 명의 인재에 기대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란 지적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주 마윈 회장은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강조하며 “경운기에 콩코드급 인재를 장착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경운기에는 경운기에 맞는 인재가 더 맞는다는 이야기다.

결국 인재는 이식된다 하더라도 조직 수준을 넘기 힘들다. 천리마가 없다면 백리마로 천리를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못생긴 나무만으로도 울창한 숲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속 끓이기 전에 ‘이 정도, 이 수준’의 사람들을 이끌어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라. 인재를 육성하려면 실력과 끈기가 필요하다. 인재를 키우려면 그를 품는 아량이, 둔재를 키우려면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요구된다. 결국 리더가 조금 더 품거나, 참거나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인재든 둔재든 다 손에서 새나가는 모래알일 뿐이다.

천리마형 인재가 없다고 매양 괴로워할 일은 아니다. 힘들고 지칠망정, 평범한 말을 육성하고, 못생긴 나무라도 가꾸고자 노력하는 것이 조직을 지키고 키우는데 더 현명한 길이다. 조직력은 개인기보다 끈기와 근기의 합심에서 비롯된다. 리더십은 재기있는 인재보다 끈기있는 인재들의 협업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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