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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낸 산업은행 ‘구조조정 자회사’···초대 대표 이대현 前부행장

윤곽 드러낸 산업은행 ‘구조조정 자회사’···초대 대표 이대현 前부행장

등록 2019.04.25 11:07

차재서

  기자

이사회서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의결 대우건설·한진중공업 등 기업 관리할 듯 독립성 확보 관건···‘지분 이전’ 고려 중이동걸 “산은은 미래지향적 업무 매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가 윤곽을 드러낸다. 기업 구조조정 부담을 덜고 신산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산은의 새로운 도전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의 출범을 의결한다. 조직 구성과 인사 채용 등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오는 6월엔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 대표에는 이대현 전 산은 수석부행장이 내정됐으며 연초부터 자회사 출범 업무를 이끌어온 투자관리실 소속 이종절 단장이 부사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로 운영될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관리 중인 기업의 구조조정과 매각 등을 전담하는 곳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이 회사의 설립을 구상한 뒤 금융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도 지속 논의해왔다. 그가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기능을 줄이고 ‘혁신성장’이라는 국책은행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실현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의 관리와 운영, 매각을 일관적으로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전문적인 팀을 만들도록 한 것”이라며 “관리하는 기업이 이관되면 산은은 미래지향적이고 경쟁력 있는 자본시장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립성 부여’ 어떻게?=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권한을 넘겨받느냐다. 구조조정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을지 여부가 바로 여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측도 이 부분을 고민하는 눈치다.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구조조정 기업 관리 기능을 자회사에 부여하는 데서 나아가 보유 중인 기업의 지분을 모두 넘기는 방안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 그대로 독립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만일 ‘KDB인베스트먼트’가 단순히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컨설팅이나 관리 권한만 받는다면 독립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정부→산업은행→기업으로 이어지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전담 회사가 추가된 것 외엔 달라지는 게 없어서다. 이 경우 정부나 산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기존 구조조정부문(현 구조조정본부)과 차이를 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게다가 산업별 시장 전문가를 영입해 자회사에 배치한다고는 하나 현실적으로는 전·현직 산은 관계자가 대부분의 자리를 채울 공산이 커 독립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이에 산은도 일정 지분을 자회사로 옮김으로써 독립성 문제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다. 모회사가 보유한 타 회사의 주식을 자회사로 이전하는 데 따른 이슈가 발생해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많아서다. 지분의 가격을 얼마로 책정하느냐가 관건이며 이 과정에서 정부나 해당 기업의 동의도 요구된다. 상장주식이라면 더욱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힐 수 있다. 따라서 산은으로서는 자회사 출범에 앞서 그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게 과제다.

◇대우건설·한진중공업은 포함···현대상선은 제외?=새 자회사가 담당할 기업을 놓고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산은이 관리 중인 기업은 ‘경영권이 없는 출자회사’나 ‘채권단 공동관리 회사’, ‘비금융 자회사’ 등 여러 유형으로 나뉘는데 회사마다 특성이 다른데다 모두를 맡아보기도 어려워 일부만 옮겨갈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

일단 외부에서는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 정도를 자회사 산하에 놓일 기업으로 꼽는다. 그 중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과 자금회수가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그간 대우건설의 매각을 추진해온 산은은 지난해초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끝내 거래를 매듭짓지 못한 바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한국GM, 현대상선과 대우조선 등은 자회사로 이관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한국GM은 엄연히 최대주주가 존재하는 기업이라 산은이 구조조정을 주도할 이유가 없고 현대상선은 경영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해서다. 대우조선 역시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확정돼 산은의 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업무는 산은 내 기존 부서가 계속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전문가’ 이대현의 귀환=외부의 예상대로 ‘KDB인베스트먼트’를 이끌 초대 대표이사는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이었다.

이 전 수석부행장은 1985년 입행한 이래 약 35년간 산은에 몸담으면서 기업금융과 국제금융, 기획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이에 산은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설립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그가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특히 이 전 수석부행장은 2017년부터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TF(태스크포스)를 총괄하며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주도했다. 해외매각 추진 과정에서 빚은 노사갈등을 중재하고자 금호타이어 노조와 꾸준히 접촉하는 한편 지난해 3월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방한했을 땐 언론 앞에 나서 매각의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산은캐피탈 부사장으로 돌아온 전영삼 전 자본시장부문 부행장과 함께 이동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사로 지목된다. 올 들어 금호타이어의 차기 회장직을 제안받았다가 거절한 바 있는데 여기엔 그에게 자회사를 맡기려는 이동걸 회장의 의중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와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세부적인 운영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이르면 상반기 내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 뒤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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