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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아시아나 1.6조 투입, 빠른 매각 위한 결정”

[아시아나 매각]산은 “아시아나 1.6조 투입, 빠른 매각 위한 결정”

등록 2019.04.23 16:11

차재서

  기자

“예비자금 투입해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 줘야” “무산 시 주식으로 전환···최대주주 지위 확보”산은·수은 7대 3 비율로 참여···시중은행 불참별도로 금호고속에 1300억 ‘브릿지론’도 지원 “매각 성사되려면 금호고속도 가치 유지해야”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산업은행 측이 아시아나항공의 지원 규모를 ‘1조6000억원’으로 설정한 것은 유동성 위기 해소로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함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충분한 예비자금 투입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줘야만 매각에도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23일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비교사(다른 항공사) 정도로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 같이 결정했다”면서 “만약 매각이 무산됐을 때 전환가격이 어느 정도가 되면 최대주주 지위를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영구채 매입 5000억원과 신용한도 8000억원,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000억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당초 금호아시아나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의 세 배를 웃돈다.

별도로 산업은행은 금호고속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13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합치면 금호아시아나에 들어가는 자금은 총 1조73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최대현 부행장은 “많아 보이지만 일본 정부가 2009년 JAL(일본항공)에 공적자금을 수혈할 때 그 규모가 12조원 정도였다”고 운을 떼며 “지금은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예비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매각에 유리할 것이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재경 본부장도 “혹시라도 모를 신용경색이 일어날 경우 부족한 자금이 얼마일지를 계산해보니 약 1조6000억원으로 나왔다”면서 “일단 영구채로 5000억원을 지원하면 그 이후엔 회사가 자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지원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지원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7대3의 비율로 참여한다. 영구채 금리는 7% 초반 정도다. 시중은행 역시 매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추가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최대현 부행장은 영구채로 지원될 5000억원에 대해서는 “물류 대금 등이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되는 데 그런 부분 위주로 지급해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30% 정도의 지분율이 될 것”이라면서도 “주식 전환은 마지막에 쓸 카드이고 인수자가 나타나서 딜이 진행되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원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추가적인 담보 제공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주주가 내놓을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고 일축했다.

다만 매각 안전장치는 충분히 확보했다는 게 산은 측 입장이다. “무산 시 매각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켰다”면서 “현재 신주와 구주를 함께 매각하는 방식인데 구주 일부만 매각하거나 구주 매각 조건을 완화한다던지 이런 부분을 채권단이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매각 시한에 대해서는 “일정을 정해놓으면 진행 과정에서 다급해지거나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연내엔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금호고속에 1300억원의 브릿지론을 제공하는 것을 놓고는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금호고속이 도산했을 때의 영향력을 고려했고 이 회사의 기업가치가 유지되지 않으면 매각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삼구 전 회장의 지배력을 인정해주기 위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밖에 ‘일괄매각’ 방침에 대해선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 대부분은 항공업과 관련된 회사이고 이걸 분리하면 거래가 복잡해진다”면서 “일부 매수자가 자신의 사업 영역과 중복을 우려해 요청한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협의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다음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채결할 전망이다. 이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2개월 동안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 부행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통과된 채권단과의 자금지원 방안 등 특별약정을 새로운 MOU에 반영해 이르면 다음주 채권은행 협의를 통해 조속히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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