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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4-11 13:47

수정 :
2019-04-11 13:49

‘박삼구 떠나도 박세창’…금융당국·채권단, ‘아시아나 자구안’ 못마땅(종합)

최종구 “자구안에 진정성 담겼는지 봐야”
“아들이 경영하는 게 뭐가 다른가” 일침
“핵심은 ‘대주주 재기’ 아닌 경영정상화”
“산은도 같은 뜻…원칙에 따라 판단할것”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반려 가능성 커져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금융당국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계획’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삼구 전 회장이 물러났다고는 하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여전하고 3년을 더 달라는 자구안의 실효성도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즉, 어떻게든 아시아나항공을 살려놓겠다는 ‘대주주 차원의 고민과 희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견해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감지돼 ‘재무구조개선 약정(MOU) 3년 연장과 5000억원 추가 요청’이 핵심인 이번 자구안은 반려될 공산이 커졌다.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생명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삼구 전 회장이)모든 것을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3년을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면서 “아들(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을 하는데 뭐가 다른지, 달라진다고 기대를 할 만한지 채권단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종구 위원장은 “판단 기준은 ‘대주주의 재기’가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의 회복’”이라며 “회사가 제출한 자구안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것인지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그간 아시아나항공에 시간이 없었냐”고 반문하면서 “어떤 면에서 보면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금호아시아나 측 자구안을 살펴본 당국의 실망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너가(家)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내놓는다는 등의 자구계획을 산은에 제출한 바 있다.

자구안엔 박삼구 전 회장 부인과 딸의 금호고속 지분 전량(13만3900주, 지분율 4.8%)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금호타이어 담보가 해지되면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지분 42.7%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아울러 금호아시아나 측은 재무구조개선 MOU를 맺고 3년간 산은에 경영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는 한편 기준 미달 시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진행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또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사의 자산을 매각해 지원자금을 상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 모든 조항의 전제는 채권단의 5000억원 추가지원이다.

문제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 박삼구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당장 손해를 보는 부분이 없다는 점이다. 주식도 어디까지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며 우량 자산의 처분 계획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박 전 회장 부자가 담보로 맡긴다는 금호고속 지분은 이미 금호타이어 담보지분으로 잡혀 사실상 새로 내놓는 것은 부인과 딸의 지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 외에 대주주의 사재 출연 계획은 없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 자구안은 3년 안에 회사를 되돌려 놓을테니 채권단에서 5000억원만 빌려달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여기에 박삼구 회장 대신 박세창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도 당국이 탐탁찮아 하는 대목이다. 아들이 경영을 맡는다면 박 전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를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는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사실 채권단도 자구안을 내심 못마땅해 하는 눈치였다. 당국과 같은 이유다. 앞서 이동걸 회장 역시 대주주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산은도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채권단에 힘을 실어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채권단 회의를 열어 자구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나 결국엔 지원을 거부하거나 금호 측에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종구 위원장은 “따로 전달 안해도 당국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산은도 알게 될 것”이라며 “그간 이동걸 회장과도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고 어떻게 보는지 모르겠으나 원칙에 입각해 검토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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