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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없이 5000억만 빌려달라?”···채권단,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첫 반응 ‘시큰둥’

“희생없이 5000억만 빌려달라?”···채권단,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첫 반응 ‘시큰둥’

등록 2019.04.10 23:22

수정 2019.04.11 14:18

차재서

  기자

오너家 금호고속 지분 담보로 내놓고 아시아나항공 M&A까지 불사한다지만채권단은 난감···“실질적인 희생 없어”검토 착수하지만 보완 요구 가능성도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자구계획을 받아든 채권단이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너일가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는 동시에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하겠다는 단서까지 달았지만 정작 ‘모든 것을 걸겠다’는 대주주 차원의 각오가 보이지 않아서다. 여기에 모든 조건과 함께 5000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도 내심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1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전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오너가(家)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내놓다는 등의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엔 박삼구 전 회장 부인과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13만3900주, 지분율 4.8%)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금호타이어 담보가 해지되면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지분 42.7%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또 금호아시아나 측은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을 맺고 3년간 산은에 경영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겠다고 했으며 기준 미달 시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진행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아울러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사의 자산을 매각해 지원자금을 상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대주주(개인 대주주와 금호산업)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상표권 사용 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모든 조항의 이행을 전제로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까지 요청한 상태다.

다만 채권단 측에선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박삼구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당장 손해를 보거나 희생하는 듯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도 ‘담보’로 제공하는 데다 어떤 우량 자산을 어떻게 처분하겠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박 전 회장 부자가 담보로 맡기겠다는 금호고속 지분은 이미 금호타이어 담보지분으로 잡혀 있어 사실상 새롭게 내놓는 것은 부인과 딸의 지분에 불과하다. 관심을 모았던 대주주의 사재 출연 계획조차 빠졌다. 비록 중간에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는 변수는 있었지만 그룹 내 오너가의 지배력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즉, 채권단이 5000억원만 빌려주면 3년 안에 회사를 되살려 놓겠다는 게 금호아시아나 측 자구안에 담긴 핵심 메시지인 셈이다.

그간 이동걸 산은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선 대주주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그렇다고 지분 매각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이에 준하는 성의를 보여야만 산은도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그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그래서 박삼구 전 회장이 ‘용퇴’의 뜻을 전하며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협조를 구했을 때도 이동걸 회장은 쉽게 답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다.

때문에 산은은 채권단 회의를 열어 금호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계획이 온전히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보완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산은 등 채권단은 당초 4월6일 만기였던 아시아나항공 경영개선 약정(MOU)의 기한을 1개월 연장한 상황이다. 따라서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자구계획에 대한 수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자구안에 대해서는 지금도 실무진 차원에서는 의견을 주고받는 중”이라며 “추후 채권단 회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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