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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1-11 16:35

수정 :
2019-01-11 17:36

이광구 전 행장 구속에 떨고 있는 은행권

신한·하나은행 채용비리 1심 판결 주목
조용병·함영주, 신병처리 방향 바뀔 수도
구속 전환 시 CEO 연임가도 적신호 전망

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1심 재판 결과 법정구속 조치되면서 은행권 안팎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슷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불안감은 매우 크다.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도봉동 법원에서 열린 우리은행 채용비리 관련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 처리된 이광구 전 은행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명했다.

그동안 은행 채용비리 관여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은행장은 4명이었지만 구속됐던 사람은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 전 행장의 구속으로 다른 은행장들도 재판 결과에 따라 구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앞으로의 재판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채용 지원자 30명의 점수를 조작한 과정에 개입하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지원자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현재 재판 중이다.

함영주 행장도 2015년 공채 당시 지인의 아들이 하나은행 신규 채용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인사부에 전달해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두 CEO 모두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 전 행장이 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한 것이 은행의 공적 이익 추구가 아닌 은행장 본인의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한 행위라고 판단해 구속을 명했다. 이 전 행장 측은 은행의 이익을 위해 은행장 재량 권한을 사용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세 명의 전·현직 CEO에게 모두 비슷한 혐의(업무방해)가 적용됐음에도 왜 유독 이 전 행장만 구속됐는가에 있다.

재판부는 과정의 차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행장은 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해 불합격권 지원자들을 채용하라고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다. 은행장으로서 인사 업무에 개입할 수는 있지만 그 권한을 부정하게 남용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다만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경우 부정 채용이 이뤄지도록 손을 쓴 것은 실무진의 행동이고 조 회장과 함 행장은 사인만 했기에 직접적 가담 수준의 차이로 구속과 불구속이 갈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재판 결과에 따라 두 CEO의 신병 처리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최초 수사 때의 혐의점이 재판 과정에서 뒤집힌 만큼 앞으로 진행될 법정공방 결과에 따라 1심 재판에서 구속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회장의 경우 지난 11월부터 재판이 시작됐고 8월부터 재판을 이어오고 있는 함 행장은 1심 공방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특히 조 회장과 함 행장은 나란히 현직 CEO이기에 구속 여부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조 회장은 2020년 초까지 임기가 1년 남았고 은연중에 회장직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임기 만료를 앞둔 함 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각 은행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현재로서는 이 전 행장의 경우와 달리 CEO가 최종 결재 단계에서만 권한을 행사했기에 불구속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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