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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디지털 시대의 파고를 넘어라

[신년기획|디지털금융 원년]금융인, 디지털 시대의 파고를 넘어라

등록 2019.01.02 09:00

수정 2019.01.02 15:48

차재서

  기자

금융권 ‘디지털化’ 노력 올해도 지속로봇 프로세스 도입하고 AI도 고도화확보한 여력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시대가 변해도 금융의 중심은 ‘사람’”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디지털금융 시대’가 무르익었다.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확인하고 송금을 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이젠 로봇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찾아내 추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단순히 돈을 맡아두거나 빌려주기만 했던 은행이 새로운 기술과 만나 ‘정보회사’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현장에서 사람이 소외되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금융업의 주체는 사람’이라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철학처럼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각 그룹의 구성원이 첨단 기술을 넘어설 전문성을 갖춰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018년 한 해 은행권은 이른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열을 올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개선하고 점포 내 ‘종이’를 없앤 것은 기본, 일부 업무에 ‘로봇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고도화해 소비자의 편의를 높였다.

일례로 NH농협은행은 최신 금융공학 기법으로 최적의 투자 배분안을 내놓는 ‘NH로보-프로’라는 프로그램을 내놨으며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가계여신 의사결정 지원시스템(NH-LDS)’도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신한 쏠’을 꾸준히 업데이트 중이다. 이달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쏠메이트 오로라’를 출시해 상품 설명과 제안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의 이 같은 행보는 신기술에 적응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기조에 맞춰 발전해 나가기 위함이다. 특히 최신 시스템을 활용하면 업무를 보다 정교하고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 있다. 여기엔 번거로운 일을 간소화함으로써 인력을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시키려는 의도 또한 내포됐다는 점이다.

실제 각 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부문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자산관리(WM) 등 신사업 영역을 대폭 보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금융그룹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말 ‘디지털 비전’을 선포하며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산관리 사업을 전담하던 WM사업단을 ‘웰리빙그룹’으로 격상시켰다.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컨설팅, 연금, 은퇴설계 등 사업에 대한 기대와 의지로 읽힌다.

농협금융 역시 ‘디지털 전환’ 작업에 신경을 쏟는 가운데 지주 내 ‘사업전략부’를 꾸려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금융) 등 핵심 사업을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자산관리가 은행의 새 먹거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2018년 3분기 누적 신탁이익은 총 9093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수탁고 역시 총 237조원으로 40조원 가량 증가했다. 고령화 등 외부 환경의 변화로 맞춤형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감지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 또는 기업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WM 사업 특성상 첨단 기술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진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엔 전문성과 책임감을 겸비한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직원 스스로가 은행업과 자산관리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임원 인사에서 나타났듯 ‘전문성’이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를 등한시 한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이유다.

물론 은행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다. ‘PB사관학교’로 유명한 KEB하나은행의 경우 엄격한 기준을 갖고 인력풀을 관리하며 장기간의 연수와 평가를 거쳐 PB전문가를 양성·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발전된 기술이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다지만 금융의 중심은 ‘사람’”이라며 “직원 개개인도 변화에 밀려나지 않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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