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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마저···무너진 車부품 생태계 소비자 피해로 확산

[NW리포트]현대차마저···무너진 車부품 생태계 소비자 피해로 확산

등록 2018.11.14 14:56

수정 2018.11.14 15:53

임정혁

  기자

현대차 ‘제네시스 G80’ 에어크리너 공급 부족소비자들 발만 동동···국내 부품사들 ‘고사직전’현대차 등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경영난 고착화수직적 생태계···부품사 “을은 눈치 봐야” 푸념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경기 화성시 소재 자동차 부품 업체인 서진산업 화성공장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영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경기 화성시 소재 자동차 부품 업체인 서진산업 화성공장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영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국내 최고급 브랜드로 꼽히는 현대차 ‘제네시스 G80’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부품사의 경영난이 실질적인 ‘공급 난항’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로 전이된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제때 부품을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뉴스웨이 취재 결과 현대모비스가 납품하는 제네시스 G80의 에어크리너(공기정화기)가 전국적으로 동이 났다.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주력 차량인 신형 산타페와 쏘렌토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

현대모비스에 에어크리너를 납품하는 업체 중 한 곳이 경영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생산라인이 축소,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향후 명확한 교체 일정을 공지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부품 공급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경영난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자동차 부품 업체 현실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이됐다는 것. 가뜩이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노심초사하던 상황에서 국내 최고 브랜드로 꼽히는 제네시스에서 ‘부품 공급 부족’이라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466만대를 돌파했던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11만대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1~9월은 290만대에 그쳤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400만대 이하의 생산량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또한 올 1~7월 기준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234억달러(26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고 추산했다.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협력업체인 부품사들이 떠안아야 할 영업이익 감소 원인이다.

특히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이 해외 현지 생산기지를 확대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부품업체 등 협력업체 부도율은 전체 중소기업 부도율(3.2%)을 뛰어넘어 4.4%에 이른다는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6월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했으며 다이나맥, 금문산업, 이원솔루텍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위기가 대형 부품업체로도 이어진 셈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상장사 89곳 가운데 절반가량이 적자를 냈다는 통계도 잇따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언 발의 오줌 누기’라는 푸념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과 현지 부품 조달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산업 프레임 자체를 수출 중심으로 바꾸지 않는 한 위기는 반복될 것이란 지적이다. 향후 전기차와 수소차로의 시장 변화까지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납품 생태계가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부품 업체들이 ‘갑’ 입장에 있는 완성차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 완성차 업체가 실적악화를 명분으로 납품가격을 낮추라고 강요하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한 부품 업체 관계자는 “회사가 영업이익률이 높게 나오면 곧바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자사의 실적이 나쁘면 나쁜대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업계 자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눈치를 봐야 하는 을의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대내외적으로 영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당한 수준의 영업이익 이상 흑자를 내거나 완성차 업체의실적이 나빠지면 곧바로 ‘단가 인하’를 요구받는다는 설명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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