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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문제 없다”···국감서 안하무인 답변 김학규 감정원장

[He is] “큰 문제 없다”···국감서 안하무인 답변 김학규 감정원장

등록 2018.10.19 14:21

수정 2018.10.19 14:31

김성배

  기자

19일 국감장서 시종일관 변명, 답변태도 도마공시지가 신뢰 약하다 지적엔 “문제없다” 일관출범 이래 첫 내부 수장···조직 보호에만 급급감정원 본인 인생의 전부, 직원은 로열티 강해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감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부당 산정 의혹은 한국감정원과 전혀 관련이 없다.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다. 빌딩 등의 공시지가 산정은 감정원의 책임이 아니다.”

지난 19일 국회 국감장에서 책임 회피성 발언 논란을 불렀던 김학규 한국감정원 원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김 원장은 늘 겸손한 자세로 감정원 내부 임직원들로부터 신망과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국감장에선 정부 공인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기관장임에도 국회의원들이 공시가격 문제를 지적하자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논란의 진앙지는 에버랜드 공시지가 산정 의혹이었다. 에버랜드의 2015년 공시지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년보다 급등해 에버랜드 자산이 과대평가됐고 결과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국토부 감사결과 비정상적인 가격이라는 지적을 인정하냐”고 묻자 김 원장은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고 감정원은 평가만 했다. 가격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감정원 관련을 적극 부인하고 직원을 비호한다”며 답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자 김 원장은 “감정원은 가격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부대업무만 하고 나머지는 평가사 고유권한”이라고 맞섰다.
 
고가 부동산의 공시가격 적절성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공시가격 산정은 감정평가사들이 하는 것이지 감정원과는 무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날 김 원장의 책임회피성 발언이 이어지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 원장은 시종일관 ‘큰 문제가 없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감정원은 공시가격 산정 지도·감독권한이 있는데 책임이 없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의사진행을 맡은 윤관석 민주당 의원도 “감정원 책임자로서 김 원장에게 지적하는 것임에도 지금 같은 답변 태도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의원도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에 대해 “의원들이 타당한 질문을 하고 개선 여부를 얘기해도 유독 ‘잘못한 것이 없다’라는 태도로 일관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아파트가격 주간동향 발표, 실거래가 동향과 차이 크다는 부분에 대해 질의해도 김 원장은 ‘잘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딱 잘라 말한다”며 김 원장의 태도를 꼬집었다.

국감장에서 책임회피성 발언과 답변태도 등으로 의원들의 빈축을 산 김학규 원장.

그는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감정원에 입사해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실장, 부동산연구원장, 상무이사 등 30여년간 요직을 모두 거친 감정업계 전문가다.

무엇보다 성희롱 논란을 빚은 서종대 전 원장을 비롯해, 권진봉 강길부 전 원장 등 국토교통부 퇴직 고위 관료들의 텃밭이라는 한국감정원에서 1969년 출범이래 최초로 내부출신으로 수장에 올라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임직원들을 배려하는 성격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과 대화나 회의때도 겸손과 배려심이 묻어나는 언행으로 내외부적으로 평판이 좋고 내부 사안 결정때에도 직원들 의견을 적극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강남 신사옥 매입이 대표적인 예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서울 지역에선 서울 방이동에서 세들어 있던 한국감정원은 서초동 소재 한화손해보험 지점 건물을 매입해 서울강남지사와 수도권 본부가 입주하는 등 서울 사옥을 활용할 예정인데 이를 놓고 임직원 투표(선호도 조사)를 한 사실이 있다.

서울 사옥을 결정하고 결제한 김 원장이 임직원들의 업무편익과 편리성까지 배려하며 사옥 매입을 결정했다고 봐도 셈이다.

김 원장 스스로도 애사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나 주변인들에게 "감정원이 제 인생의 전부”라고 거침없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조직에 대한 로열티(충성심)과 열정이 대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의 실력이나 전문성도 있지만, 조직에 대한 열정과 애사심으로 내로라하는 국토부 관료나 정치인 등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감정원 수장자리에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번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감장에선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곱지않는 시선을 받고 있다. 조직보호 등 내부적으론 인기만점일 수 있어도 국민들의 대표들 앞에선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국감장에서 공시가격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부당 산정 의혹은 한국감정원과 전혀 관련이 없다. 민간 감정평가사들이 한 것이다. 빌딩 등의 공시지가 산정은 감정원의 책임이 아니다.”라며 회피성 발언을 했다.

감정원은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수립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부동산 관련 통계를 생산하고 보유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주업무다.
 
그럼에도 부동산 통계나 공시가격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김 원장은 일부 “문제가 없다” “감정원의 일이 아니다”라고 답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의원들의 틀린지적을 바로잡고 의견을 낼수는 있다. 그러나 감정평가업무의 감독과 관리 권한이 있는 만큼 공시가격 문제 등에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만큼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 임직원들에게 인기만 높을 게 아니라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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