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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사장의 책임전가···관가 “답답하다”

[官心집중]정재훈 사장의 책임전가···관가 “답답하다”

등록 2018.07.26 17:12

수정 2018.07.26 17:15

주혜린

  기자

백운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좀 과했던 것 같다”정재훈 “오버한다, 답답하다”발언에 산업부는 황당산업부 “단순 실수 아닌 한수원의 의욕이 빚은 혼선”

<제공=연합><제공=연합>

원전 재가동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정재훈 사장의 ‘말’ 때문에 공무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원인 제공은 본인이 해놓고 언론의 왜곡과 침소봉대로 몰아가는 '말’ 때문입니다. 물론 원전재가동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실패와 무리하게 엮은 언론도 문제지만, 아무런 사과도 없이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에 세종시 공무원들도 실망하는 눈칩니다.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재가동 논란과 관련해 “원전 가동상황을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이 있다”며 “산업부가 전력수급 계획과 전망, 대책을 국민께 밝히라”고 질타했습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5일 긴급히 브리핑을 열어 “모든 원전의 정비 일정은 지난 4월에 확정된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독립성을 갖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한수원뿐만 아니라 산업부도 관여하지 못한다”고 수습에 진땀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정재훈 사장은 눈치가 없었던건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염으로 정부와 한수원이 허겁지겁 원전을 추가로 가동했다고 오버를 한다”며 “참 답답하다”고 밝혔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한수원 측은 뒤늦게 “의욕적으로 쓰다보니 과한 부분이 있었다”고 후회를 했습니다.

한수원의 뒤늦은 반성에도 불구하고 관가의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백운규 장관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정 사장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좀 과했던 것 같다”며 정재훈 사장의 과욕을 지적하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좀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마 최선을 다해 정비하겠다라는 뜻인데 많은 언론이 오해한 것”이라고 공식석상에서 말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원전재가동으로 한바탕 소동을 벌인 산업부 공무원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번 사태에서 빌미를 제공한 것도 정재훈 사장이라는 게 이들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누가 답답한 건지··· 단순 실수가 아니라 한수원의 의욕이 빚은 혼선”이라며 “원인 제공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관가 내에서는 정 사장의 실수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정 사장은 9·15 대정전 사태가 있었던 2011년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내며 발전소 가동부터 전력 수급까지 두루 다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산업부 직원은 “한수원 보도자료는 전력 공급을 늘리기 위해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처럼 읽히기 충분했다”며 “(정 사장이) 조금 더 신중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 우리는 정 사장의 ‘과속스캔들(http://www.newsway.co.kr/news/view?tp=1&ud=2018071216011439144)’을 다뤘습니다. 원전 백지화 결정부터 졸속이사회, 원자력을 뺀다는 등 사명(社名) 변경까지 정 사장의 성급한 결정은 계속 잡음을 일게 했습니다. 정재훈 사장의 최근 행보들은 과연 심도 있는 고민 끝에 도출된 것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정재훈 사장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사고가 부른 오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논란이 일자 한수원 측은 “2013~2014년 당시에도 ‘전력공급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들을 낸 바 있다. 이번 자료를 준비하는 며칠 사이에 전력 경신이 되면서 갑자기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매뉴얼대로만 했던 한수원의 안일한 사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기록적인 폭염 상황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면, 보도자료 유포에도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한편 정 사장이 언론에 미운털이 박힌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관가 내에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정 사장은 자신의 SNS에 “일부 젊은 기자들은 기사를 안 쓰고 위에서 시키는 프레임으로 루머만 쓰기도 합니다!”라는 글을 남겨 논란의 여지를 남긴 바 있습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정 사장은 자신과 한수원을 지적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과 학자들에 대해 루머나 편향된 의견이라는 견해를 여과없이 드러낸다”며 “이번 사태도 애초에 보도자료로 혼선을 준 것은 한수원인데, ‘오버를 한다’며 언론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다”라고 안타까워 했습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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