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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조작’ 논란 일파만파···환급 발표에도 비난 여론 고조

‘대출금리 조작’ 논란 일파만파···환급 발표에도 비난 여론 고조

등록 2018.06.26 17:02

차재서

  기자

금리 부당산출 사례 1만건 넘어···약 25억원 하나·경남·씨티銀, 서둘러 환급 발표했지만 “조직적 금리 조작?”···소비자 의구심 여전정치권·시민단체 “철저한 조사로 진상규명”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부당 산정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 은행이 서둘러 환급 조치를 취하겠다며 대응에 나섰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현장점검 결과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이 소비자의 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입력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대출금리를 적용한 사례가 총 1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피해금액도 26억원에 달한다.

먼저 경남은행의 경우 최근 5년간 가계자금대출 약 1만2000건(전체의 6%)에서 이자를 기준보다 많이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추정되는 환급액은 약 25억원이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에서도 부당하게 금리를 책정한 사례가 252건(가계 34건, 기업 18건, 개인사업자 200건), 환급 대상 이자액은 1억58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아울러 씨티은행은 지난 2013년 4월부터 올 3월 취급한 담보부 중소기업대출에 금리가 과다하게 청구된 건수가 27건이고 이자금액은 11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수치는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금감원은 KB국민과 KEB하나, 신한, 우리 등 9개 은행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가산금리 부당 책정 사례가 확인됐다고만 했을 뿐 규모나 건수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점검 기간이나 대상 은행 수를 감안했을 때 수천건 정도일 것이라고 미뤄 짐작해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 곳에서만 1만건 이상이 확인될 정도로 훨씬 많은 사례가 발견된 것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적발된 각 은행은 ‘대출금리 적용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황급히 사과의 뜻을 표시하는 한편 해당 금액을 모두 환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업무 절차 개선으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막겠다고도 약속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상황이다. 단순한 실수로 보기에는 피해 사례가 지나치게 많고 금액 규모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문제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면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은행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입장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에서는 관련 은행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법 개정, 진상조사 추진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여러 시민단체에서도 집단소송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만큼 엄정한 조치와 충분한 보상으로 추후의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 측은 “금융소비자는 은행이 산출한 대출금리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약자”라면서 “부당하게 금리를 올려 이자를 더 받은 것은 용서할 수 없는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별창구에서 일어난 일로 축소해 넘어가지 말고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금융소비자 개개인이 본인의 금리 산출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소비자원 측은 “금감원의 발표와 함께 즉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면서 “앞으로 피해자의 사례를 수집해 보상을 추진하고 제대로 되지 않으면 대규모 공동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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