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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빅5, 최근 3년간 임대료로1907억원 벌었다

[탐사보도/금융권 地테크①]은행 빅5, 최근 3년간 임대료로1907억원 벌었다

등록 2018.06.25 10:59

수정 2018.06.25 11:15

정백현

  기자

은행 점포 터 임대사업으로 짭짤한 수익 올려자산 증가율은 기업···자산 규모는 국민 1위KEB하나은행, 3년새 임대수익 규모 2배 증가신한은행, 임대수익으로만 251.7억원 벌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유머가 있다. 건물을 갖고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임대료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요즘의 세태를 꼬집는 말이다.

이 말이 요즘 은행에도 통한다. 고객들이 맡긴 돈을 굴리며 성장하던 은행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과 수익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의 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정말 앉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은 맞다. 과연 어떤 은행이 ‘건물 장사’로 가장 짭짤하게 수익을 올렸을까.

<뉴스웨이>는 시장의 금융 소비자들이 가장 익숙하게 찾고 있는 5대 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의 부동산 자산 기반 수익 추이를 돌아봤다. 그 결과 은행 빅5가 부동산 임대를 통해 올린 수익은 최근 3년간에만 무려 190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 현황, 투자부동산 보유 규모 등의 통계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투자부동산을 통한 임대수익의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각각 등재·공시되고 있다.

우선 은행들이 왜 건물 장사로 돈을 버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은행이 건물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오프라인 은행 영업점의 통폐합이 가장 큰 배경이다.

폰뱅킹에서 시작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고객은 더 이상 은행 창구를 가지 않아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됐고 은행들 역시 오프라인 영업점을 운영해야 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실제로 2015년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 영업점 수(출장소 포함)는 4540개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 영업점 수는 4183개로 7.9% 감소했다. 5대 은행 점포수가 매년 150개 이상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말에는 영업점 수가 4000개 미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은행들은 영업점의 숫자를 줄여가면서 영업점이 있던 자리를 다양한 형태로 처분하고 있다. 아예 건물을 팔아서 또 다른 재원을 마련하거나 은행이 있던 자리에 다른 매장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임대를 해서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은행의 업무용 부동산 임대 가능범위를 확장하고 2016년에는 은행이 점포로 쓰다 남은 면적이 있거나 은행이 있었던 자리를 자유롭게 임대할 수 있도록 은행법을 고치면서 은행의 ‘건물 장사’ 추세는 더 선명해졌다.

영업점의 숫자가 줄어들면 은행의 전체 유형자산 규모도 줄어들까. 이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유형자산 규모가 줄어드는 은행도 있지만 비업무용 유형자산의 증가 등으로 인해 전체 자산 규모가 늘어나는 은행도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 중 최근 3년간 유형자산 가치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2015년 말 기준 기업은행의 유형자산 가치 규모는 1조5749억62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유형자산 가치 규모는 1조8837억7100만원으로 19.6%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국내 시중은행 중 자산 규모 1위를 자랑하는 국민은행의 2015년 말 기준 유형자산 가치 규모는 3조3563억460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는 3조3085억원으로 4.5%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유형자산 가치 규모는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역시 2015년 말 기준 유형자산 가치 규모가 2조8233억25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조8492억2300만원으로 가치 규모가 0.9% 높아졌다. 반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3.6%, 2.7%의 유형자산 가치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형자산 중 눈여겨봐야 할 것은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된 자산이다. 각 은행들은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한 부동산은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은행이 보유한 건물에 은행이 나가고 다른 점포를 입점 시켜 임대수익을 얻는 건물들이다.

그렇다면 각 은행들은 그동안 임대수익으로 얼마의 돈을 벌었을까. 통계 분석 결과 은행 빅5가 최근 3년간 모은 임대수익은 총 1907억4100만원이었으며 이 중에서 지난해에만 679억4500만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증가율 기준으로 가장 짭짤한 수익을 올린 곳은 KEB하나은행이었고 액수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임대수익을 올린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투자부동산을 통해 연간 53억3600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 말에는 115억8200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려 117.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을 뺀 다른 모든 은행에서 2016년의 임대수익이 2015년보다 줄었음에도 KEB하나은행만 홀로 한 해 사이 109.3%의 임대수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점포 통폐합을 통해 사라진 영업점 중 일부를 외부에 임대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임대수익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1억6900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려 이 부문에서 은행권 톱 자리를 지켰다.

흥미로운 것은 유형자산 중에서 투자부동산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신한은행의 임대수익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2015년 말 기준 신한은행이 보유한 유형자산 중 투자부동산의 비중은 27.0%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18.0%로 9.0%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동안 임대수익이 3.2% 늘어난 것은 그만큼 수익이 낮은 투자부동산을 처분하고 알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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