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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8-05-04 09:47

이재용 부회장 겨눈 두개의 창…국내서는 금감원, 해외서는 엘리엇

금감원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제기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 과정과 관련
엘리엇은 한국 상대로 ISD 절차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집행유예 석방.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엘리엇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경영 복귀를 앞둔 이재용 부회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된다며 감리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었고 미국 바이오젠이 나머지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바이오젠은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동투자자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와 관련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가 2015년 유럽에서 신약 승인을 받으면서 바이오젠이 콜옵션 의사를 전해왔고 이에 따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꿨다.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면서 4600억원에 불과했던 바이오에피스 가치는 4조8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설립 이후 4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조9000억원 규모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문제는 2015년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이 구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이라는 점이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23%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이 제일모직의 가치를 끌어올려 구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의 이번 발표가 결국은 이 부회장을 겨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의 발표와 함께 엘리엇도 이 부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합병이 진행되던 당시에 합병 반대를 주장했던 구삼성물산 주주 엘리엇은 금감원의 발표 이후 한국을 상대로 ISD 절차를 밝겠다는 입장이다다.

엘리엇은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국민연금의 부당한 개입으로 입은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잠정 중단 상태였던 검찰 내사 정보가 언론에 노출된 데 대해 우려하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정부의 압박과 함께 엘리엇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험난한 과정을 또한번 밟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ISD의 소송 상대는 삼성이 아닌 한국정부가 되는 만큼 정부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처벌 수위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합병 이후에 이뤄졌기 때문에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ISD는 삼성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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