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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18-04-06 18:23

수정 :
2018-04-09 09:34

[삼성증권 유령주식 파장]미발행 주식 2000억원 어치 팔아치운 삼성증권 직원

우리사주 주당 1원 현금 대신 1주 주식 배당 사고
삼성증권 “장내 매수, 대차 거래 통해 전량 확보”
원래 발행 불가능한 유령 주식…장내에서 거래까지

삼성증권에서 6일 100조원이 넘는 배당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직원들이 2000억원 어치를 시장에 매도하면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삼성증권은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시장에 풀린 물량을 모두 사들였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실체 없는 주식을 발행한 데다 거래까지 가능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우리사주 계좌에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된 건과 관련해 일부 직원계좌에서 매도됐던 501만3000주는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전량 확보해 정상화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삼성증권은 직원 보유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전산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직원 실수로 주당 1000주가 지급됐다는 것이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사주 1주당 3980만원에 달하는 주식이 배당된 셈이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증권 우리사주는 283만1620주다. 정상적으로 지급됐어야 할 28억3162만원의 현금 배당 대신 28억3162만주가 나눠졌다는 얘기다. 전날 종가 기준 가치가 112조7000억원에 달하는 양이다.

삼성증권은 장 개시 직후 상황을 파악하고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 하고 사내 공지를 통해 주식 매도를 금지했다. 대부분의 삼성증권 직원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회사 측의 조치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 사이 일부 직원들은 잘못 지급된 주식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날 매도된 물량은 잘못 입력됐던 주식수의 0.18%로 매도수량은 501만2000주로 파악됐다고 삼성증권은 전했다. 이들이 팔아치운 물량의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1995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지급된 주식은 아직 발행되지 않은 것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삼성증권의 주식 발행한도는 총 1억2000만주이고, 현재 기준 발행주식은 총 893만주다. 정상적인 주식 발행 과정에서는 89억주는 발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번 배당사고로 나온 주식은 이사회, 주주총회 등 신주 발행 시 거쳐야할 단계를 전혀 거치지 않은 미발행 주식이다.

그럼에도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상장 예정 주식을 상장 이틀 전에는 공매도 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공매도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했던 것이다. 수십억 주의 실체 없는 주식이 거래까지 되자 투자자들은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다. 한 투자자는 “이번 사건은 증권사가 임의로 실체가 없는 막대한 유령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거래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라고 꼬집었다.

삼성증권은 이날 장중 잘못 매도된 물량을 다시 사들였다. 매도 상위뿐만 아니라 매수 상위에도 삼성증권의 이름이 맨 처음 올라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장 마감 후에는 대차 매수를 통해 물량 전량을 다시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100억원이 손실을 봤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오류가 명백한 상황에서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 매도에 나선 점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당 1000주나 배당된 상황에서 이것이 오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의적으로 주식을 매도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비판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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