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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은 손놓고 원전 수주에만 매달린 ‘친환경 장관’

구조조정은 손놓고 원전 수주에만 매달린 ‘친환경 장관’

등록 2018.04.06 17:13

수정 2018.04.06 17:16

주혜린

  기자

백운규 산업부장관, 취임 후 ‘원전 세일즈’ 해외로 종횡무진구조조정 기업 현장서는 사라져, ‘虛言’된 산업부 주도론“탈원전을 외치는 장관이 원전 수출?···자기당착 빠져” 비판

<제공=연합><제공=연합>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이후 원전 수주를 위한 해외출장에 상당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 장관은 지난 3월에만 사우디, UAE(아랍에미리트) 등 2번의 출장길에 올라 수주 ‘세일즈’에 공을 들였다. 반면 금호타이어, STX조선, 한국GM 등의 현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당초 구조조정 문제에서 산업부가 주도하겠다는 말은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6일 GM공장 방문을 제외하면 지난해 12월28일 경남 통영과 창원을 찾아 두 조선사 노사와 각각 간담회를 한 것이 마지막 현장 방문이다. 하지만 백 장관은 탈원주의자임에도 불구, 취임 이후 원전수주를 위해 4번이나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6일 뉴스웨이가 백 장관의 8개월간의 일정을 분석한 결과, 백 장관은 지난 7월24일 취임 후 약 10회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그 중 4회의 출장이 원전 세일즈를 위한 것으로 약 17일 가량을 영국, 사우디, UAE 등에 머물렀다.

최근 백 장관은 원전 등 에너지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 26일부터 28일까지 UAE를 찾았다. 백 장관은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식(3월 26일) 직후 ‘제3국 공동 진출을 위한 사업협력 선언문(Charter for Joint Business Cooperation)’에 서명했다.

한국·UAE는 바라카 원전을 UAE의 사업 기획력·자금조달(파이낸싱)과 우리의 기술과 시공력이 결합한 성공적인 사업형태(비즈니스 모델)로 평가하고, UAE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성공적인 건설 완료를 계기로 제3국 원전사업으로 지속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한다는 내용이다.

양국은 해외 원전사업 공동 진출을 위해 해외 원전사업의 ‘수주→건설→운영’ 등 모든 주기에 걸쳐 마케팅, 규제 및 인허가, 원전 보안, 재원조달, 국제협력, 인력개발, 선행 경험 공유 및 운영·유지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백 장관은 같은달 11~13일에도 원자력 ‘세일즈’를 위해 알팔리 에너지부 장관 등 사우디 정부 고위급을 면담했다. 백 장관은 원전 수출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중소형부터 대형 원전까지 원전 전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사우디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 원전 사업자로부터 원전 2기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기술정보요구서(RFI)를 받았다. 사우디는 RFI를 검토해 4월 중 예비사업자(숏리스트) 두세 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 장관의 원전 세일즈를 위한 첫 줄장은 지난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 장관은 11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주요 원전 수출 대상국인 영국, 프랑스, 체코를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와 원자력발전산업에 관한 협력을 약속받고 양국 장관은 ‘원전 협력을 위한 장관 간 각서’를 작성했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들의 영국 내 원전사업 참여를 위한 양국 정부 차원의 확실한 협의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은 신규 원전사업을 진행 중인데, 특히 잉글랜드 북서부 무어사이드 3GW 규모의 신규 원전사업에 한국전력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백 장관은 지난 2월에도 23일부터 26일까지 아랍에미리트를 찾았다. 이 출장은 한국의 유일한 원전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

백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아랍에미리트와 공동진출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도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무성,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출장 하루 전날인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현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가관인 것은 탈원전을 외치는 백운규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을 수출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라며 “백 장관은 원전정책에서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당착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원전 수주 세일즈에 발 벗고 종횡무진하고 있는 백 장관은 반면 구조조정 현장에서는 사라져 버렸다. 지난해 12월28일 경남 통영과 창원을 찾아 두 조선사 노사와 각각 간담회를 한 것이 마지막으로 3개월만에 오늘 6일 GM 공장을 찾았다.

지난달 8일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로,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계획을 받기로 결정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도 백 장관은 참석만 했을 뿐 존재감이 없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과 발표까지 주도했다.

최근 매각이 결정된 금호타이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흐지부지인 모습을 보였다. 백 장관은 지난해 8월28일에는 “방위산업, 국가경쟁력 등 여러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토 결과물은 정작 없었으며 기자간담회에서 조차 어떠한 관련 언급조차 없었다.

한편 백 장관은 지난해 11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모든 구조조정 문제에서 산업부가 주도하는 모양새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에스티엑스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라며 “금융위원장에게도 (산업부가 주도할 것이라고) 얘기하겠다”고도 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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