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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04-03 16:05

수정 :
2018-04-03 18:07

채용비리서 제 식구 감싸는 금감원…김기식號 국민 신뢰 받을 수 있나

함영주 등 하나銀 경영진 연루 정황은 공개
채용비리 연루 의혹 내부 직원 확인에 침묵
제 식구 감싸기 계속 되면 신뢰 회복 어려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취임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연루된 직원을 특정하지 않아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검사 결과는 김기식 신임 원장의 용인 하에 취임 당일 발표된 것이어서 새 수장을 맞은 금감원이 여전히 타성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감원이 지난 2일 발표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 내외부 인사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105명 중 2명은 금감원 직원의 추천을 받았다.

추천 내용에 ‘감독원’으로 표기된 이들은 서류전형과 실무면접은 특혜를 받아 통과했으나 최종 불합격했다.

금감원은 추천 내용 전달자들이 이미 퇴사한 상태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추천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추천 의혹을 부인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경우 추천 내용상 추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특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감원은 검사의 발단이 된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관련해서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재직 당시 추천한 지원자가 점수 미달에도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표적검사 논란 속에 타깃이 된 하나금융 최고위 경영진의 채용비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전임 원장 비리 정황을 세세하게 언급하면서도 내부 직원의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셈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전달자들의 기억력에만 의존한 금감원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애초부터 해당 직원을 특정하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고위 임원이 연루된 내부 채용비리 사태 이후 취임한 최 전 원장이 역시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한 상황에서 직원의 채용비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 직원이 추천한 지원자가 최종 불합격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사안을 축소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검사 결과는 김기식 신임 원장의 취임 당일 사실상 허가를 받아 발표된 것이어서 김 원장의 조직 쇄신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한 김 원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 발표와 관련 “발표한다고 해서 그대로 하라고 했다. 오늘 발표한다는 얘기만 보고 받고 그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취임사를 통해 금감원의 위상과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던 김 원장이 제 식구 감싸기를 묵인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실제로 사전에 검사 결과를 보고 받지 못했다면 발표 이후에라도 결과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특정을 지시했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전달 당사자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해 특정하지 못 한 것이지 숨긴 게 아니다”라며 “검사단 입장에서 더 이상 특정할 방법이 없었으며 숨기려고 했다면 어제 발표 내용에서 아예 빼지 않았을 것이며 이 문제는 오히려 하나은행 측에서 밝혀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정확한 청탁자는 밝히지 않은 채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 키우고 있다”며 “추가 검사를 통해 추천자를 정확히 특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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