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서 기자
등록 :
2018-04-02 11:16

금감원 “최흥식·함영주, 채용비리 개입 정황…김정태는 특정 못해”(종합)

김기식 원장 취임식 직전 ‘검사결과’ 발표
채용비리 특별검사서 32건 추가로 포착
주요인사 추천받은 105명 중 16명 합격
“김정태 연루 정황 있지만 확인은 안돼”

금융감독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금융감독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 사퇴의 단초가 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를 통해 32건의 비리 정황을 추가로 파악했다. 특히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특별검사를 통해 총 32건의 채용비리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부터 최흥식 전 원장이 연루된 하나금융과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확인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시 최종 합격자 229명 중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은행 내외 주요 인사의 추천은 16건, 최종 면접에서 순위 조작 등으로 합격시킨 사례 2건, 특정 대학 출신을 위해 최종 면접에서 순위를 조작한 것은 14건 등이었다.

특히 은행 내외 주요인사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 105명 중 16명이 합격했는데 금감원 측은 이들 모두를 특혜에 따른 합격자로 분류했다.

가장 먼저 최흥식 전 원장과 관련해서는 채용비리로 해석할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당시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가 서류전형에서 합격 기준보다 1점 부족한 418점을 받았음에도 서류전형을 통과한 뒤 최종 합격한 것이다.

또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추천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발견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추천내용에 ‘함□□대표님(◇◇시장비서실장 ▽▽▽)’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합숙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임원 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 검사 결과 ‘함□□’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 해당 지원자는 ‘◇◇시 시장 비서실장 ▽▽▽’의 자녀로 확인됐다.

아울러 ‘김○○(회)’으로 기재된 내용도 있었다. 해당 지원자는 서류전형과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 됐음에도 최종적으로 합격됐다.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재직하던 김 모 전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회)’라고 적힌 것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한데 당시 지주 회장이던 김 회장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 6명 중 4명이 합격했는데 ‘짱’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던 김종준 전 행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 과정에서 당사자는 아들 친구 2명과 △△금융지주 임원의 부탁으로 △△은행 직원 자녀 2명을 추천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종 임원면접에서 합격권 내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의 남성 2명을 합격시킨 사례도 발견됐다. 최종면접에서 성별 합격 인원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남성 199명, 여성 30명이 합격했을 상황이었는데 실제로는 남성 201명과 여성 28명이 합격했다.

금감원은 전날 이 같은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사례를 모두 검찰에 이첩했다.

다만 금감원 측은 김정태 회장의 연관성이 추정되는 대목은 있으나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을 추천한 직원을 특정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미 퇴사했고 검사단에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는 이유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정태 회장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면서 “자료를 넘긴 만큼 나머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정할 수 있는 것은 ‘(회)’라는 내용밖에 없는데 인사 담당자에게 추궁한 결과 회장 또는 회장실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김기식 신임 원장 취임 직전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한 배경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감독 당국의 위상과 권위를 바로 세우겠다는 신임 원장의 철학에 부응하고자 그의 공식 업무 돌입에 앞서 전임 원장 문제를 털어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기식 신임 원장은 “주말에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하나은행 채용비리 관련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길래 그대로 하시라고 했다”면서 “취임 이전에 독립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발표한다는 보고만 받았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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