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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 나재철 사장, 자산건전성 개선 숙제 안았다

[증권 CEO 열전/대신증권]‘3연임’ 나재철 사장, 자산건전성 개선 숙제 안았다

등록 2018.03.30 10:08

수정 2018.05.15 15:01

장가람

  기자

한투 유상호‧교보 김해준 사장 이어 증권 장수 CEO 등극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신뢰 업고 수익원 다각화 숙제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대주주 신뢰 속에 3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과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에 이은 증권가 장수 CEO탄생이다.

지난 5일 대신증권은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나재철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23일 대신증권의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나 사장은 3연임을 확정, 오는 2020년 3월까지 대신증권을 이끌게 됐다. 앞서 업계에서는 호실적을 주요 근거로 나재철 사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쳤다.

권위적이지 않은 성격이라고 평가받는 나재철 사장은 지난 1985년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 후 30여년 동안 회사와 함께하고 있다. 입사 후 11년인 1996년 대신증권 양재동지점장을 시작으로 2005년 강서지역본부장‧강남지역 본부장, 2008년 리테일사업본부장, 2009년 홀세일사업본부장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10년엔 부사장직을 수행했으며 대표이사직은 2012년부터 맡았다. 오는 2020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경우 햇수로 9년동안 대신증권을 이끄는 셈이다.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이사(그래픽-박현정 기자)대신증권 나재철 대표이사(그래픽-박현정 기자)

나재철 대표이사의 장수 비결에는 기존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업금융, 법인영업, 리테일, CM(상품운용) 등으로 다각화한 것과 이에 따른 실적 호조 등이 주로 꼽힌다. 3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치며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아울러 대주주인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도 나재철 사장의 연임에 탄탄한 기반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 2013년 말 연결기준 117억원의 영업손실과 1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14년엔 478억원의 영업이익과 437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2015년과 2016년의 영업이익은 각각 1701억원과 83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년의 당기순이익은 1360억원으로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추정 영업이익은 1330억원, 당기순이익은 1160억원 수준이다.

나재철 사장은 취임 직후 공격적인 영업활동과 부실자산 청산, 대규모 인력구조조정 등을 통해 도약의 틀을 마련했다. 당시 구조조정으로 대신증권 지점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직원들도 4명 중의 1명은 회사를 떠났다. 이때 진행한 강력한 조직개혁으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아직도 일부 직원들은 나 사장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하기도 한다.

악역을 자처하며 진행한 사업 개편 후 나 사장은 수익원 다각화에 주력했다. 주요 수익구조였던 브로커리지에서 벗어나, 고객 맞춤 ‘금융주치의’서비스를 내세웠다. 나 사장 취임 당시 대신증권의 수익의 60% 이상은 브로커리지에서 창출되고 있었다.

금융주치의 서비스란 길어진 수명에 따라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아래 개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 주치의처럼 금융 건강을 사로잡겠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대신증권은 브로커리지가 주 수익이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WM(자산운용)영업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이뤄냈다.

모든 시스템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각 지점의 우수한 프라이빗뱅커(PB)를 선발해 ‘금융주치의’로 육성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거점 점포도 만들었고 지난해부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챗봇으로 투자업계에 4차산업 혁명을 선도 중이다. 올해 초엔 챗봇 ‘벤자민 서비스’의 제공 시간을 24시간, 365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대신저축은행, 대신에프앤아이 등의 사업역량도 강화 중이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 및 비즈니스와 대체투자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자회사다. 또한 대신자산운용과 대신경제연구소도 꾸준히 성장해가며 수익 창출을 창출하고 있다.

금융상품에 자회사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 등 자회사간 시너지를 위해 곳곳에 떨어져있던 계열사도 한 곳으로 모았다. 지난해 1월 대신증권은 32년간 자리를 지켰던 여의도를 떠나 다시 명동으로 되돌아갔다. ‘대신파이낸스센터’에는 대신증권 외 대신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모여있다. 초대형IB(투자은행)의 등장 속에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토대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제2의 창업을 꾀하는 셈이다.

단 낮은 ROE(자기자본이익률)은 향후 해결과제로 꼽힌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ROE는 개별 기준 3.9%로 자기자본 상위 10개사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평균치인 8% 대비해서는 50% 수준이다. 자기자본이 7조원 중반대인 미래에셋대우(6.1%)보다도 낮다. 1위인 키움증권(14.3%)에 대비해서는 약 11.6%나 낮다.

분양을 준비 중인 ‘나인원 한남’ 프로젝트도 주요 숙제로 꼽힌다. ‘나인원 한남’은 대신증권의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다. 분양 원가만 1조원 이상이나 분양가 문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이 늦어지고 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주요 사업인 부실채권(NPL) 외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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