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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안 비켜간 KB·하나···고민에 빠진 신한·한국투자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개선안 비켜간 KB·하나···고민에 빠진 신한·한국투자

등록 2018.03.15 18:04

수정 2018.05.18 10:50

정백현

  기자

금융지주 9社 중 5곳 개선 필요관련 규정 이미 손 본 회사 많아객관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개선하겠다며 당국이 꽤 강력한 수위의 개선안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외로 조용하다. 이미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달라진 규정과 당국의 요구에 따라 바꿔야 할 것이 있지만 이미 많은 것을 바꾼 곳이 많아 생각보다 많은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초강수 개선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뒷북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장 직무대행, 각 금융업권별 협회 회장과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금융지주회사 내 이사회의 운영 사항에서 꽤 많은 변화가 전망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금융회사의 현직 CEO는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없고 CEO 후보를 뽑는 기구는 전체 구성원의 3분의 2(67%)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현직 CEO를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배제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은 제왕적·폐쇄적이었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금융회사 고위 임원의 선출 과정을 더 객관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이사회 규정상으로 이 기준에서 부족한 회사는 신한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BNK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등 5개 회사다.

신한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현직 CEO를 임원후보추천위원에서 배제해야 하고 농협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내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늘려 사외이사 비율을 67%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그나마 BNK금융지주의 경우 5명이던 사외이사의 정원을 7명으로 늘리게 돼 임추위에 들어갈 사외이사의 숫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금융지주회사는 별다른 개선 사항이 없다는 점이 이채롭다. 지난해부터 금융당국과 적잖은 마찰을 빚어 온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은 특별하게 바꿔야 할 규정이 아직 없다.

물론 애초부터 규정에 대한 개선 여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들 금융지주회사도 다른 금융지주회사처럼 이사회 운영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처지에 있었다.

대부분 차기 CEO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현직 CEO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갖춰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지주 CEO 연임 문제를 두고 당국과 금융회사 간의 갈등이 벌어졌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당국의 압박도 시작됐다.

결국 당국의 압박에 사실상 백기를 든 금융회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현직 CEO의 영향력 줄이기에 착수했고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필두로 현직 CEO를 후임 이사 선임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먼저 규정을 바꾸게 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금의 시점에서 이와 같은 개선안이 도출된 것에 대해 다행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관련 현안이 정리되지 않았던 지난해 중반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면 시장이 적잖은 혼란을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다행히도 여러 금융회사 CEO의 인사 문제가 해결됐고 금융권 자체적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선안이 나와 혼란이 덜할 것 같다”며 “문제는 앞으로 금융권이 이같은 규정을 잘 지켜 지배구조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게끔 객관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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