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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 갖춘 공정위 상임위원···면면히 살펴보니

진용 갖춘 공정위 상임위원···면면히 살펴보니

등록 2018.01.19 16:33

주혜린

  기자

지철호 부위원장 임명···전원회의 위원 과반수 강경파지 위원장 ‘저승사자’로 불려···유통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앞서곽세붕, 삼성순환출자 외압에 반기···채규한, 퀄컴 1조 과징금

진용 갖춘 공정위 상임위원···면면히 살펴보니 기사의 사진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으로 김상조 위원장의 ‘재벌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전원회의 위원 9명 중 과반수 이상이 재벌개혁과 갑을관계 개선에 뜻을 함께하는 인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차관급인 대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 지철호 중소기업중앙회 상임감사를 임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 배경으로 “지 신임 부위원장은 시장구조 개선, 하도급, 유통 정책 등 업무 전문성과 행정 경험을 갖춘 관료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들어선 지 부위원장은 공정위 홍보관리관과 경쟁정책국장, 기업협력국장, 상임위원 등 줄곧 공정위에서 요직을 거쳤다. 지 부위원장은 특유의 업무 추진력으로 공정위 재직 시절 ‘기업 저격수’ ‘저승사자’ ‘불도저’ 등으로 불렸다.

노무현 정부 시절 독점감시팀장을 지내며 월마트 인수를 조건부로 허용한 공정위 결정에 신세계가 소송을 내자 직접 자신의 블로그와 국정 브리핑 등에 연일 글을 올리며 반박해 화제를 모았다.

기업협력국장 재직 시엔 과도한 판매수수료 등 유통 분야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점포 간 간격 500m 이내에는 신규 가맹점을 유치하지 못하도록 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2010년 카르텔조사국장 재직 당시에는 6개 액화천연가스(LPG) 공급업체 담합을 적발해 사상 최대 과징금인 6,000억원을 처벌한 건도 있다. 초임 과장 시절에도 제일모직 등의 교복담합 사건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번 지 부위원장 임명은 표면적으로는 전원회의 9명 중 한 표의 성향이 바뀐다는 의미가 있다. ‘중도’ 성향의 신영선 전 부위원장이 개혁 성향의 지 부위원장으로 교체됐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 김성하 상임위원(31회)도 후속 인사에서 교체될 전망이다. 김 위원도 중도로 분류된다.

이 경우 김 위원장, 지 부위원장과 함께 최소한 5명의 전원회의 위원이 강경파로 분류된다.

곽세붕 상임위원은 행시 32회 출신으로 삼성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관련한 ‘외압’에 반기를 들었던 인사로 유명하다. 최종적으로 공정위 결정이 번복됐지만, 로비 과정을 기록에 남기도록 지시하면서 ‘삼성특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공정위는 삼성 처분주식 대상이 500만 주라고 발표했지만, 특검 수사과정에서 공정위가 원래 처분대상이 1000만 주란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김학현 부위원장이 경쟁정책국 곽세붕 국장과 김정기 과장, 석동수 사무관에게 “1000만 주로 통보는 절대 안 된다”고 재검토를 지시하며 이 일을 전원회의서 논의하자고 했다. 곽 국장은 정재찬 위원장에게 “실무자들 의견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일지는 결정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공정위 압수수색 때 일지와 관련 검토보고서 등이 나오면서 ‘부정한 청탁의 대가’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으로 정리됐다.

채규하 상임위원은 시장감시국장 시절 사상 최대인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퀄컴 '특허 갑질' 조사를 총괄 지휘한 당사자다. 채 위원이 당시 1년 동안 매달린 이 사건은 공정위 30년 역사상 과징금이 가장 많이 부과된 건이다. 공정위는 퀄컴 건으로 그동안 무너진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33회 행시에 합격해 2000년대 초부터 지난 2012년까지 공정위 기업집단과장, 서비스카르텔과장, 카르텔정책과장, 카르텔총괄과장, 소비자정책과장, 심판총괄담당관, 기획재정담당관 등을 두루 거쳤으며 2012년 대변인, 2014년 기획조정관을 역임했다.

비상임위원인 왕상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소신 있는 판단을 하며 특히 재벌에 있어 강경한 개혁파로 불린다. 국제경제법 전문가로 UN 국제상거래법위원회 한국대표와 외교통상부 통상전문관, 무역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심판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철호 부위원장은 독과점과 대·중소기업 상생정책 전문가로 업무 추진력을 인정 받아왔다”면서 “공정위 내에서 ‘기업 저격수’라고 불린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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