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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재개, 이재웅 사장 직무대행이 책임질건가

[기자수첩]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재개, 이재웅 사장 직무대행이 책임질건가

등록 2017.12.22 10:13

수정 2017.12.22 10:20

주현철

  기자

자신있다면 투자 결정 공개적으로 밝혀야 존속이든 청산이든 책임지는 자세 절실

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재개, 이재웅 사장 직무대행이 책임질건가 기사의 사진

“청산, 매각을 포함한 정리 보다는 끌고 가면서 기회를 보는 게 전체적인 석유공사의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가능성 있는 방안이다”

김정래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475차 이사회에서 언급한 발언이다. 이후 석유공사는 4조원 넘게 투자한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광구 사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가 지난달 초 발행한 2억 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했다. 즉 석유공사가 지급보증한 금액 대부분이 하베스트 블랙 골드 광구 사업 재개에 쓰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사장은 이사회 이후 산업부의 협의 요청에 따라 사임한다고 직접 밝혔다. 사업재개를 결정한 당사자가 사라진 것이다.

석유공사의 주장은 단순하다. 유가가 45달러 이상 유지하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고 결국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문제는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사업을 밀어붙인 근거가 되는 자가 시뮬레이션 기준은 객관성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유가의 변동성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석유공사의 자가 진단은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결과는 해마다 유가 상승폭이 10% 이상으로 나왔다. 예상치라 하더라도 매년 10%씩 오른다는 게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하베스트는 2014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내려앉자 자금난에 빠져 2015년 3월 블랙 골드 원유 생산시설 공사를 중단했다. 당시 기준으로 원유 채굴 비용이 원유 판매 수익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학습효과가 전혀 없다. 매번 자신들이 내세운 자가 진단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이 수백억 규모의 빚더미에 앉았다. 그런데도 매년 뫼비우스의 띠를 벗어나지 못한 채 같은 주장만 반복한다.

국회의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매년 국감마다 자원 비리에 대한 같은 지적을 하지만 정작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느 누구에게도 속 시원하게 책임을 묻지 못했다. 국감 때만 반짝할 뿐, 사건을 매듭지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같은 얘기만을 반복하다 4~5년이 훌쩍 흘렀다. 한 의원은 “실패를 인정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청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회에 석유공사 사장대행이나 이사회 전체를 국회에 불러 사업재개의 근거를 따져 묻는 것도 방법이다.

석유공사가 다시 일어서려면 누군가는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여기는 무죄, 저기는 사퇴 어느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이 가운데 수장조차 없이 하베스트 사업은 진행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이번 사업마저 흔들린다면 자본잠식에 빠진다.

이재웅 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업재개에 대한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자신이 있다면 뒤로 숨지 말고, 앞에 나서서 떳떳하게 해야 한다. 늘 그랬듯이 책임지지 않으려 도망가지 말고. 반대로 청산작업이 맞다고 판단한다면 조속히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꼴을 두고보기 힘들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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