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본 ‘시선 처리’의 정치

‘공공기관 채용비리’ 언급 과정 때 한국당 길게 응시

‘선거제도 개편’ 언급 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바라봐

굳게 입 다문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일부 현안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시선교환(?)을 여러 차례 시도해 이목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언급할 때 본회의장 좌측에 배치된 한국당 의원석을 길게 응시했다. 이는 대규모 채용 비리로 구설수에 오른 강원랜드 부정청탁 사건과 연관이 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강원랜드 부정청탁 사건과 연루된 정치인은 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이었다. 권성동․염동열․한선교․김한표․김기선 의원 등이 그렇다. 권성동 의원의 경우, 그의 사촌동생까지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권력이 국민의 기회를 빼앗은 일이 없어야 한다”며 “최근 드러난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우리 청년들이 무엇 때문에 절망하는지 그대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산안’을 설명하는 과정 때도 한국당 의원석을 길게 응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예산사업에는 야당이 함께 제안한 공통 공약사업도 많다.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특별히 부탁드린다”며 ‘5세 이하 아동의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연금 월 25만원 인상’, ‘어르신 일자리 지원대상 확대’, ‘장애인연금 인상 및 장애인 일자리 확대’, ‘국가유공자 예우’ 등을 부각시켰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당뿐 아니라, 본회의장 우측에 배치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석을 응시하기도 했다. ‘선거제도 개편’을 언급하는 과정이 그렇다. 선거제도 개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이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국가의 틀이 완성되길 기대하며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