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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층 은마, 강남 대표 아파트로 다시 우뚝

35층 은마, 강남 대표 아파트로 다시 우뚝

등록 2017.10.27 14:40

수정 2017.10.27 14:46

김성배

  기자

강남 사교육 재건축 1번지 은마초고층 포기하고 최고 35층 선택사업 가속도 기대···벌써부터 몸값 상승

서울시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곳은 지난 1979년 준공이후 2003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주민 갈등과 정부 규제 등이 맞물려 관련 사업이 보류된 상태다.서울시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이곳은 지난 1979년 준공이후 2003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주민 갈등과 정부 규제 등이 맞물려 관련 사업이 보류된 상태다.

# 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대한민국이 '아파트 공화국'이라면 나는 이 공화국의 대명사 처럼 불리고 있지. 부촌 1번지로 '황금알'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자 욕망의 정점이기도 했다구. 39년전 불과 2000여만원에 불과했던 내 몸값은 지금 15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자고 나면 오른다'는 말 알지? 그게 바로 나를 두고 한 말인 건 알고 있나.

드넓은 호화주택이냐고? 아니, 낡아빠졌고 국민주택 규모 정도야. 최근 몇 년간은 좀 찌질하게 지내왔던 게 사실이긴 해. 인근 반포주공 친구들이 반포 자이하고 래미안 퍼스티지로 무섭게 치고 올라와서지. 하지만 말이야, 난 다시 날고 있어. 나도 35층으로 쭉쭉 뻗어 올라갈거라고. 무엇보다, '대치동 은마'의 저력을 보여줘야지.

강남 서울 강남의 ‘부촌(富村) 1번지’ ‘재건축 1번지’로 불리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최고 49층을 고집하던 대치동 은마가 최근 초고층을 포기하고 최고 35층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부터다. 이렇게되면 기존 서울시로부터 미심의 등 퇴짜를 맞던 인허가 난제가 풀리며 사업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더욱이 대치동 은마는 기존 재건축 단지들과 달리 조합원 지위 양도가 여전히 가능해 몸값 시세마저 탄력이 붙는 등 예전 강남 랜드마크의 명성도 되찾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소유주 4803명을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은 결과 참여자 3662명의 71%(2601명)가 35층 재건축안에 동의했다. 기존의 49층 재건축안을 철회하고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35층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2003년 추진위가 결성된 후 14년간 지지부진했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한때 똥마라 불리던 다시 금마(金馬)가 될 길이 열린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그동안 이 아파트 주민들은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해 지역 랜드마크 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3종 일반주거지역에선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건축 사업계획이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150억 원을 들여 국제현상설계공모까지 추진하며 계획을 밀어붙였지만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례적으로 아예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재건축 추진 동력이 사라질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결국 주민들은 ‘서울시가 수용하지 않을 49층 재건축안을 계속 밀어붙였다간 결국 더 많은 규제와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반포나 잠실 등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가속페달을 밟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오래된 중층 재건축 아파트 중 하나로 한때 강남 대표단지로 이름을 날리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이번 분위기를 타지 못하면 강남 톱 클래스에서 밀릴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기 때문.

무엇보다 대치동 은마가 강남 랜드마크 자리 등 옛 명성을 되찾을지도 관심거리다.최근 반포주공단지 재건축인 반포 자이나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등 신흥부촌으로 이름을 날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 일번지로 불리는 저력의 은마가 다시 패권을 가져올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다. 실제로 대치동 은마 아파트 몸값이 최근 수직상승하고 있다. 특히 대치 은마의 경우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와 달리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8.2대책에 따르면 조합 설립 후 2년 이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사업시행인가 후 2년 이상 착공에 들어가지 못해 2년 이상 소유한 경우 매물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추진위 단계인 대치동 은마는 현금 청산이 아닌 사고 팔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몸값이 더 뛸 여지가 있어서다.

지난 8.2대책 이후 전용면적 76㎡의 경우 13억6000만원대에서 1억원 가량 낮춘 12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으나, 재건축에 가속도가 붙자 금세 종전 시세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전용 76㎡ 매물은 13억4000만~14억원대, 전용 84㎡의 경우 15억3000만~15억8000만원대에 시장에 나와있다.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 실거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기준 전용 76㎡는 7억원대 중반대에, 전용 84㎡는 8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할 때 지난 4년새 각각 평균 6억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또다른 강남 랜드마크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일부 업계에선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초과이익환수제도에 걸릴 것은 확실시 된다. 게다가 앞으로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 인허가가 남아 최종 부활 성공은 아직 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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