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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제무역위 "삼성·LG세탁기로 美산업 심각한 피해"

美국제무역위 "삼성·LG세탁기로 美산업 심각한 피해"

등록 2017.10.06 10:35

수정 2017.10.06 11:09

전규식

  기자

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 (사진 = 연합뉴스 제공)삼성전자 플렉스워시 세탁기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은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ITC는 현지시간 5일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정했다.

다만 ITC는 삼성과 LG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세이프가드 조치시 배제하도록 했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한미FTA(10조5항)는 미국이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에 앞서 한국산 제품은 별도로 심사해 자국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았을 경우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LG의 경우 일부 수출 세탁기를 국내에서 만들고 있지만 양사 모두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공장에서 제조·수출하고 있어 '한국산 면제' 혜택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청문회 등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 기조를 천명한 만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다. 이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지난해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 원)이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월풀은 양사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한다.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적용된다.

ITC는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월풀의 청원 이후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참석 등을 통해 세이프가드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산업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달 7일 열린 ITC의 '피해'(injury) 공청회에서 월풀의 청원이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삼성과 LG도 미국의 세탁기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았다며 월풀의 피해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ITC가 트럼프 정부 들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요청 안건을 심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2일 ITC는 한국과 중국, 멕시코 등에서 수입된 태양광 패널이 자국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정했다. 미 태양광 패널 업체 '수니바'와 '솔라월'이 지난 5월 청원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결정은 미 의회에서 세이프가드 조치시 관련 일자리 손실을 우려하는 가운데서도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나온 것이다. 이에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 상하원 의원 69명은 지난달 8일 ITC에 보낸 서한에서 "관세를 부과하면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내년에 태양광 일자리 8만8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며 세이프가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구제조치를 받아들이몈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에 세이프가드가 부활하는 것이다.

뉴스웨이 전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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