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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이팅, 대안으로 부상···망중립성·법근거 미비 걸림돌

[통신비 논란③]제로레이팅, 대안으로 부상···망중립성·법근거 미비 걸림돌

등록 2017.07.13 17:23

수정 2017.07.13 17:24

김승민

  기자

광고 시청 시 업체가 콘텐츠 데이터비용 부담이통업계, 통신비 절감 대책 대안으로 ‘주목‘대기업 독과점 강화 우려, 망중립성도 위배 법적 근거 미비, 미래부 ‘가이드라인‘ 마련 중

제로레이팅, 대안으로 부상···망중립성·법근거 미비 걸림돌 기사의 사진

미래창조과학부가 가계통신비 절감대책의 대안으로 소비자 대신 기업이 데이터 비용을 내는 제로레이팅이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소비량을 줄일 수 있어 가계통신비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단 소비자를 대신해 많은 데이터 비용을 낼 수 있는 대형 기업들이 제로레이팅을 이용해 시장지배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특정 인터넷 콘텐츠, 소비자에게만 혜택을 줘서는 안 되는 망 중립성 원칙을 위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제로레이팅이 이통시장과 소비자 권익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전·사후 규제 근거를 담은 가이드라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레이팅은 특정 동영상이나 게임 등 인터넷 콘텐츠를 이용할 때 들어가는 데이터비를 소비자가 아닌 해당 콘텐츠를 공급하는 인터넷사업자가 통신사업자에 지불하는 서비스다. 보통 인터넷사업자들이 자사 콘텐츠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용자 수를 늘리는 프로모션할 때 제로레이팅을 활용한다.

인기 모바일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언틱이 지난 3월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SK텔레콤 가입자들에게 포켓몬 고 이용 데이터 250MB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제로레이팅 사례다.

이통업계는 제로레이팅이 소비자들의 데이터비를 절감해주면서 이통사업자들의 수익을 보존하고 5G, 사물인터넷 등에 대한 투자여력을 키울 수 있다는 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통신망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인터넷사업자들이 데이터비용 지불로 통신시장과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도 따른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지난 5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소비자 주권 확립을 위한 ICT 법제도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제로레이팅이 도입되면 이용자가 연간 지불하는 광고 데이터비용 약 9만원의 가계통신비 절감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한국소비자연맹의 정지연 사무총장도 “제로레이팅 도입이 일정 부분 필요할 것 같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제로레이팅 시행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소비자들의 데이터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자본을 갖춘 대기업들만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들이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게 위해 제로레이팅을 적극 이용하면 중소 규모 기업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 지배력과 이용자 수를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인터넷사업자, 소비자가 통신망을 이용한 콘텐츠 내용이나 유형에 상관없이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망 중립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어 많은 논의 없이는 실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로레이팅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제로레이팅 사례나 논의가 종종 나오지만 정책화까지는 여러 절차와 검토가 남아있다.

미래부의 제로레이팅 사전·사후 규제 근거를 담은 가이드라인 작업 결과물은 내년 초쯤 나올 예정이다. 제로레이팅 실제 시장 도입 여부도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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