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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산업의 벽···AI로 융합된 電·車

[CES 2017]사라진 산업의 벽···AI로 융합된 電·車

등록 2017.01.08 16:32

수정 2017.01.08 18:16

정백현

  기자

출범 50돌 맞은 CES, 최대 규모 개최전시장서도 電-車 경계 사실상 사라져AI 기술 반영한 혁신 제품 관심 한몸에삼성-LG 기술 우위 두고 ‘신경전’ 여전

이번 CES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기술은 역시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집사 로봇’까지 등장할 정도로 AI 기술 기반의 제품은 서서히 인류와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최초로 공개한 스마트홈 로봇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사진=LG전자 제공이번 CES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기술은 역시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집사 로봇’까지 등장할 정도로 AI 기술 기반의 제품은 서서히 인류와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최초로 공개한 스마트홈 로봇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사진=LG전자 제공

전자업계를 넘어 글로벌 산업계의 오늘과 내일을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계 전람행사인 2017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이하 CES 2017)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미국 소비자 가전협회(CTA)가 주관하는 CES는 매년 2~3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9월 초 독일에서 진행되는 세계 가전 박람회(IFA)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전자업계 전람행사로 이름값이 높다.

특히 올해 CES는 1967년 첫 번째 CES가 열린 이후 만 50년째를 맞으면서 사상 최대의 규모로 치러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전자업계의 오랜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했고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등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지역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대구광역시에 연고를 둔 스타트업 기업들이 공동으로 CES에 부스를 차렸다.

◇CES는 전자쇼? 모터쇼? = 산업 간의 벽이 사실상 허물어지면서 CES에 대한 정의 역시 최근 몇 년 전부터 상당히 모호해지고 있다. 과거의 CES는 전자업계만의 행사였고 출품되는 제품 역시 철저히 전자제품으로 국한됐다. 행사 명칭도 여전히 전자제품 박람회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부터 스마트 디바이스가 인류 사회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고 이와 관련된 선진 기술이 자동차 등 덩치가 큰 사물과 접목을 이루면서 전자제품 박람회였던 CES 출품 제품의 제한이 사실상 사라졌다.

여기에 CES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면서 매년 초 자동차업계의 변화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던 북미 국제 오토쇼(일명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위세가 한풀 꺾이면서 자동차업계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동부의 디트로이트에서 서부의 라스베이거스로 옮겨지게 됐다.

그 덕에 CES 본 행사가 진행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는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가히 모터쇼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자동차업계의 부스가 커졌고 출품되는 자동차들 역시 비범했다.

전자업계 CEO는 물론 자동차업계 CEO들의 목소리도 현장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올해 CES 개막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것도 이제는 더 이상 파격적인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이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첨단 자동차 시장의 변화상을 보고 현대차 관계자도 전자 업체들의 부스에서 IT 시장의 빠른 변화 트렌드를 학습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나 화두는 AI = 올해 CES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된 부분은 역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아이템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전자업계는 각종 가전제품에 AI 기술을 심어 명령 하나만 내리면 알아서 모든 일들을 척척 해내는 기능의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LG전자가 내놓은 지능형 로봇과 삼성전자가 TV 제품에 반영한 음성인식 기능 등이 AI 기술의 진화를 통해 등장한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사람이 직접 조향장치를 건드리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제 갈 길을 가는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운행 시연회를 진행했고 BMW와 아우디 역시 인텔, 엔비디아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합세를 선언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 역시 이번 CES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의 CES나 IFA가 IoT 기술 개념 정립의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제품에 IoT 기술이 녹아드는 응용의 사례가 곳곳에서 등장했다.

◇반세기 라이벌의 끝없는 경쟁 =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동안 ‘전자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도 매년 CES에서 빠질 수 없는 관심거리다. 올해도 두 회사는 각자의 주력 제품과 기술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며 경쟁을 이어갔다.

포문은 삼성이 먼저 열었다. 삼성전자는 CES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3일(현지시간) 저녁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반의 새로운 차세대 TV ‘QLED TV’를 공개했다. 특히 퀀텀닷 디스플레이와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의 차이를 보여주겠다며 화질 공개 시연회까지 열었다.

대형 올레드 패널 기술의 원조를 자임하는 LG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다음 날 각각 개최한 미디어 행사를 통해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비교하는 것은 실례”라며 올레드 기술의 우수성을 주장했다.

그러자 삼성전자에서도 이에 뒤질세라 “스스로 빛을 내는 패널의 TV가 결코 좋은 TV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소비자들이 싸게 살 수 있는 TV가 좋은 TV”라며 맞받아쳤다. 이외에도 세탁기나 냉장고의 ‘미투 제품’ 출품 논란 등 여러 곳에서 사소한 신경전이 계속 이어졌다.

그나마 나아진 것은 양측의 신경전이 어디까지나 업계 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수준의 건전함을 유지했다는 점에 있다. 3년 전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법정 싸움까지 갔던 양측의 과거를 생각하면 상당히 발전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번 CES에 참여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서로의 자존심을 긁는 싸움은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양측 모두에게 공존하는 것 같다”면서 “제품과 기술의 우위보다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 제공을 두고 건전하게 경쟁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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