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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도 놓치고 자원개발도 놓쳤다

신재생도 놓치고 자원개발도 놓쳤다

등록 2016.11.23 10:27

현상철

  기자

신재생에너지 늘린다며 보급지원 예산 매년 축소태양광 보급 주택수 감소 ‘역풍’···안이한 목표 의식해외자원개발 헛발질 후 선봉자리 민간에 넘겨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갈팡질팡하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에너지트렌드인 신재생에너지와 ‘트럼프발(發) 화석연료의 재부상’이라는 두 줄기의 큰 흐름 사이에 끼어버린 애매한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가 겁 없이 뛰어든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뺨을 맞고 철수할 즈음 공교롭게도 국제유가는 하락했고, ‘석유부활’을 외치는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던 정부는 되레 보급지원 예산을 삭감해 나가고 있다. 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정책에 ‘에너지 빈곤국’에 사는 국민들만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늘린다며···보급지원 예산 5년새 반토막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신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2030년까지 1400조원 규모의 에너지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오는 2035년까지 1차에너지의 11%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3.7%에 불과한 전체 발전량 비중도 2029년까지 11.7%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 7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에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사진=한화그룹 제공

그러나 정부의 방침은 ‘보급’과는 괴리가 있고 오히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초점이 맞춰진 인상이다. 태양광발전소와 ESS 연계 시 REC 가중치 5.0을 적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내 대기업 두 곳이 전세계 ESS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예산은 해마다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12년 1890억원에서 2013년 1319억원, 2014년에는 1334억원, 2015년 1183억원, 올해는 1009억원이다. 내년 예산은 1000억원으로 꾸렸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사업은 태양광·지열 등의 설비 설치비 지원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이용보급을 확대하고, 초기 시장창출을 지원해 관련 산업발전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3년부터 지속되고 있다. 민간과 지자체가 대상이다.

보급지원 예산 뿐 아니다. 중장기적 발전에 기본이 되는 기술개발(R&D) 예산도 줄이고 있다. 2013년 2437억원에서 2014년 2270억원, 2015년 2131억원, 올해 1862억원이다. 2035년까지 11% 개발·보급을 위해 지원되는 예산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을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 대표주자인 태양광의 주택용 지원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2년 985억원이던 배정 예산은 2013년 654억원, 2014년 579억원, 2015년 515억원, 올해는 418억원이다. 보급주택 수도 2012년 4만건이 넘었지만 2014년부터 1만건대로 쪼그라들었다.

◇자원개발은 엇박자 걸음···선봉자리 민간에 넘겨

사진 = pixabay사진 = pixabay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던 해외자원개발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정부는 선봉 자리를 민간에 내줬다. 공공부문에서 석유 같은 자원에 투자를 해서 안정적인 에너지수급을 유지하겠다던 원대한 바람은 ‘성과’에 눈 먼 무리함 때문에 무너져버렸다. 에너지공기업이 완전히 손을 놓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새로운 자원개발 추진이 거의 불가능하고, 정부 지원도 한 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지원을, 민간이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을 갖추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의 재촉에 무리수를 둔 에너지공기업이 패착이지만, 급락한 국제유가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뽑아낸 석유가 120달러 가치일 줄 알았는데 30달러였다는 의미다. 2년간 45~50달러 선이 유지되는 최근이 해외자원개발 적기라는 판단도 존재한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제한 합의가 눈앞으로 다가왔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화석연료의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선봉은 공공이 아닌 민간이다.

정부는 성공불융자 사업과 세제지원 연장 등을 지원하고, 공기업은 기술과 인력은 물론 해외자산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민간이 기술·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준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헛발질과 같았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민간이 향후 해외자원개발의 열매를 수확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18년 이후 자원개발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기업은 체질을 개선하고, 자원개발의 또 다른 축인 민간의 자원개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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