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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주택시장 너마저”···먹거리 없어진 건설사

[흔들리는 건설사]①“주택시장 너마저”···먹거리 없어진 건설사

등록 2016.11.08 08:54

수정 2016.11.08 09:00

김성배

  기자

SOC발주 급감에 해외수주 절벽까지 정부 주택시장 옥죄기···먹거리 말라 미분양늘고 입주물량 폭증, 미래암울 살고보자···대형건설사 구조조정 올인

현대건설 쿠웨이트 뉴오일 피어 현장(출처=현대건설)현대건설 쿠웨이트 뉴오일 피어 현장(출처=현대건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투명 한 미래가 펼쳐지면서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건설사들 실적을 떠 받치던 주택시장 마저도 호황의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마저 강남 시장을 잡겠다며 잇따라 부동산 규제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내년과 내후년 입주물량 급증으로 주택 시장 침체가 불보듯한 상황이다.

정부가SOC(사회간접자본)사업 마저 줄이고 해외건설 수주 리스크도 여전한 상황도 문제다. 시장에서는 건설기업의 어닝쇼크까지 조심스레 거론하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려고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진퇴양난 형국을 타개하기 쉽지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주택시장 상투인데···정부마저 메스 = 사실 건설사들의 경영실적만 보면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대형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도 그렇다. 주택경기가 호황세를 이어가다보니 해외건설 부진에도 견조한 영업 이익을 나타낸 것.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무엇보다 건설사들의 주택시장이 끝물이라는 얘기가 최근 현실화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을 걱정하는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놔 주택시장 과열을 잡겠다고 나서고 있어 더이상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전국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이미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고, 건설사들도 분양일정을 고민하는 등 시장이 꺾일 조 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수도권 시장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이 역시 금융위원회 등 금융 당국이 돈 줄 죄기에 나서고, 강남권 시장마저 얼어붙으면 더 버틸 재간이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해외 죽쑤고 SOC도 말라붙어 = 해외건설 시장은 더 암울하다. 최 근 해외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직격탄으로 중동 등 신규수주와 기성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기존 저가 해외 사업장 손실도 여전해서다. 해외건설협회 집계를 보면 10월말 현재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208억14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했다.

수주건수도 449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 줄었다. 이중 중동에서 따 낸 수주금액은 67억447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성산업인 건설산업은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바로 영업이익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현재까지는 주택사업의 수익률 개선으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향후 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최종 해외 수주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한국건설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든 326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14년 수주규모가 660억달러, 지난해에는 3분의 1가까이 줄어 46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 보다 더 줄어든 셈이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기 직전 인 2007년보다 적은 수준이다.

정부가 발주하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도 향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당장 내년도 SOC예산을 역대 가장 큰 폭인 8% 이상 줄이겠 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부정청탁금지법 여파로 시장 전반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주요 건설업체의 재무 구조 현황이나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새 먹거리 기근···구조조정만 매진 = 이렇보다보니 건설사들은 구조조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장기적인 미래 성장고민은 커녕 생존부터 해야하다보니 조직슬림화나 인력감축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으로 맨파워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건설사들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직원 450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인력감축에 나섰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매각과 포스코건설과의 합병을 놓고 저울질 중 이라 추가 인원 감축은 불가피할 것 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도 최근 희망퇴직을 신청받은 결과 300명이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연말까지 500명 이상 정리할 계획이다. 전체 임직원의 15% 가량이 포스코건설을 나가는 것이다. 업계 1위 삼성물산은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약 1800명을 이미 내보냈다. 올해 나간 인원만 900명 정도다.

초반 대규모 조정 때는 충격이 큰 상황에서 점차적으로 숫자를 줄이며 추이를 보고 있지만 위기경영에 나선 삼성그룹차원에서 언제든 다시 감축 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에도 조직개편 등을 추진하면서 또다시 구조조정를 비롯해 흡수합병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새 수장을 맞이한 대우건설도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SK건설이나 두산건설 등도 속도를 조절하며 인력을 비롯한 회사 구조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 와중에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지만 녹록치 않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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