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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칼날, 왜 하필 롯데인가

[위기의 롯데]검찰의 칼날, 왜 하필 롯데인가

등록 2016.06.12 14:31

황재용

  기자

롯데그룹 고강도 수사 본격 시작정치적 노림수, 물타기 수사 등 논란 커져막무가내 수사보다는 공명정대함 필요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 포착으로 압수수색 중-신동빈 회장 자택, 롯데그룹 정책본부,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17곳.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 포착으로 압수수색 중-신동빈 회장 자택, 롯데그룹 정책본부,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17곳.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롯데를 향한 검찰의 날카로운 칼날은 갖가지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롯데그룹을 압수수색 했다. 15시간에 걸친 고강도 압수수색이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이 10여 명이 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서 롯데그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수사의 초점은 오너 일가와 주요 임원을 포함한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등이다. 검찰은 오너 일가가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에 수사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재계 10대 그룹 총수 자택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은 지난 2008년 삼성특검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승지원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검찰의 칼날이 날카롭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지만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정치적 노림수와 압수수색 시기 논란 등 막대한 파장을 가져왔다.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를 시작하자 정치적 노림수라는 관측이 가장 먼저 제기됐다. 롯데그룹이 이명박 정부 시절 최대 수혜 기업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김기동 검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또 다른 수혜자였던 대우조선해양을 압수수색 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의 수사가 최종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향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박근혜 정부 임기가 1년 6개월 정도 남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집권 후반기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해 사정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한 후 차기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상승하면서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정국 주도권과 기강잡기 차원에서 롯데그룹을 타깃으로 설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현직 검사장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정운호 게이트, 진경준 검사장 주식 사건 등 법조계 안팎을 뒤흔든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검찰의 위신은 현재 땅에 떨어졌다. 즉 대기업 비리 수사를 공개수사로 돌리면서 발등에 붙은 불을 끄고 사회적 비난을 피하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이는 압수수색 시기와도 연관이 있다.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자택과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를 압수수색 했다. 당시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에 검찰은 비자금 수사까지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지만 검찰은 약 일주일 후인 지난 10일 200여 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하며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기업 길들이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과 함께 롯데그룹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를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연관시켜 구속했다. 검찰이 자신들의 막강함과 강력한 수사 의지을 스스로 보여준 모습이다. 이런 강압 수사에 롯데그룹은 물론 재계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검찰이 막무가내 수사가 아닌 공명정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치적인 중립성을 견지하면서 롯데그룹의 불법적인 경영행위만 명백히 가려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과거 재벌들의 수사처럼 수년간 시간을 끌는 것은 곤란하다. 현재 롯데그룹은 창립 이후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밝혀진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한 대국민 약속을 실행 중이다. 특히 다음 달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작업이다.

또 롯데그룹의 국내외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압수수색 후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검찰의 수사가 그룹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압수수색과 관련해 정치적 노림수 등 다양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고 롯데그룹의 부정행위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검찰이 스스로 말한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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