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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때문에···국민과 약속 못 지키는 신동빈

신영자 때문에···국민과 약속 못 지키는 신동빈

등록 2016.06.07 15:59

수정 2016.06.07 16:05

황재용

  기자

올 상반기 중 호텔롯데 상장 공언신영자가 발목 잡으며 하반기로 넘어갈 듯일본 지분율도 60%대로 절반 밑으로 못 낮춰

사진=롯데그룹 제공사진=롯데그룹 제공

‘롯데 원톱’으로 자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천명한 대국민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발목을 잡으며 호텔롯데의 상반기 상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롯데 원톱 자리를 굳혀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알려졌고 ‘롯데=일본기업’ 이라는 국적 논란이 도마에 오르며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이에 신 회장은 국정감사에 직접 참석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연내 순환출자 해소, 올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상장 등으로 경영투명화를 실천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해 그룹을 완전한 한국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중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화를 위한 호텔롯데의 상장이었다. 신 회장은 본인이 공언한대로 지난해 말 순환출자 416개 고리 중 84%인 349개를 해소했다. 이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까지 호텔롯데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신 회장은 이번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을 99%에서 65%까지 낮춘다는 방침이었다. 상장 과정에서 전체 주식의 35%를 일반에 공모해 지나치게 높은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을 줄이고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하겠다는 것.

또 롯데그룹은 상장 준비와 함께 사회공헌활동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하고 신 회장이 위원장을 맡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두고 그룹 내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신 회장이 약속한 호텔롯데 상반기 상장은 하반기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호텔롯데가 신 이사장의 ‘뒷돈 의혹’으로 상장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호텔롯데는 홍콩에서의 딜 로드쇼(Deal Roadshow)를 시작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기업 설명회를 이달 중순 끝내고 오는 29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운호 게이트’에 신 이사장이 연루되면서 검찰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강도가 높아지자 호텔롯데는 딜 로드쇼를 취소했으며 관계 기관들은 6월 중 상장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호텔롯데와 관계 기관들은 상장 일정을 조정 중이다.

다시 말해 신 회장은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번 상장이 롯데그룹의 일본기업 그림자 지우기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신 회장과 롯데그룹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예정대로 상장이 이뤄졌어도 호텔롯데가 여전히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은 지울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선언했지만 상장 후 일본계 지분율은 50%를 크게 상회한다.

내부적으로도 일본계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일본계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도 유상증자 등 대규모 신주 발행을 통해 일본계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거나 기존 대주주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장 연기가 롯데그룹 이미지를 더 추락시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살인사건, 롯데홈쇼핑 영업정지 등이 발생한 가운데 오너가(家)의 비리 연루로 비도덕적인 문제가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신 회장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호텔롯데 사장이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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