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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해도 벗지 못하는 ‘일본기업’의 굴레

호텔롯데, 상장해도 벗지 못하는 ‘일본기업’의 굴레

등록 2016.06.03 07:07

황재용

  기자

현재 기업설명회 등 상장 추진 중상장 후에도 일본계 지분율은 65%지분율 낮추려면 막대한 자금 필요대안 마련 못하면 논란 이어질 듯

사진=호텔롯데 제공사진=호텔롯데 제공

호텔롯데가 이달 말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본계 지분율이 60%를 넘는 등 ‘일본기업’이라는 굴레를 벗는 데는 실패할 전망이다.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추려해도 추가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당장 묘책을 내놓기도 힘든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호텔롯데는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의 수요 예측과 21일부터 22일까지의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상장을 통해 일본계 지분 비율을 낮춰 일본기업이라는 오명을 씻겠다는 목표다.

호텔롯데는 상장 과정에서 전체 주식의 35%를 일반에 공모해 5조∼5조5000억원의 공모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주식의 25%는 신주를 발행하고 10%는 기존 대주주 보유 지분을 매각(구주매출)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모가 끝나면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인 12개의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등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이 65%까지 낮아지게 된다. 지나치게 높은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로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를 다소 해소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재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여전히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장에도 불구하고 일본계 지분율이 50%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직접 약속한 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꼴이다. 내부적으로도 일본계 지분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묘수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상장을 위한 기업 설명회 자리에서 호텔롯데 측은 상장 이후 일본계 지분율을 낮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한 신 회장도 호텔롯데가 사기업이 아닌 공개된 기업이라는 말을 했을 뿐 향후 계획을 밝히지 못했다.

특히 일본계 지분 비율을 낮추는 방법도 한정돼 있다. 이론적으로는 유상증자 등 대규모 신주 발행을 통해 일본계 주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거나 이번 상장 때와 같이 기존 대주주인 L투자회사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이 있다.

그러나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 매각은 이들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최대주주인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돼 있는 만큼 이들의 지분을 줄이면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일본계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이들에게 돌아가는 차익으로 사회적인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상장에서도 일본계 주주들에게 1조6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유상증자로 신주 물량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명백하다. 일본계 지분율이 큰 만큼 신주만으로 일본 주주들의 영향력을 낮추려면 상당한 양의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일본계 지분율을 50%로 만들기 위해 15%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2~3조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월드타워 면세점의 영업이 이달 종료되고 호텔롯데의 영업이익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홈쇼핑 영업정지,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인사건 수사 등의 악재가 겹쳐 이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

여기에 이제 시작하고 있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이 투자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며 신 회장까지 참석했지만 호텔롯데는 첫 설명회에서 투자기관들의 빈축만 샀다. 행사 참석 자격을 제한하거나 일부 자산운용사는 아예 초청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을 해도 일본계 지분율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호텔롯데는 앞으로도 일본기업이라는 오명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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