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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정치와 입대··· “조심스럽지만 쿨하게”

[NW 인터뷰 ①] 유아인, 정치와 입대··· “조심스럽지만 쿨하게”

등록 2016.03.26 06:00

홍미경

  기자

SBS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사진제공=쉘위토크SBS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사진제공=쉘위토크


유아인은 거침없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보여줬던 쿨하고 기세등등했던 이방원과 일면 닮았다. 조심스럽기만한 정치 얘기도 다소 불안할 군입대 얘기도 망설임 없이 술술 털어 놓는다. 어느덧 삼십대에 접어든 그는 20대 청춘이었던 시절 내뱉던 세상을 향한 반항보다는 한층 깊어지고 신중해 보였다.

지난 23일 오후 한남동의 한 미술관에서 만난 유아인은 원하던 왕의 자리에 올라 바라던 조선을 이끌던 태종 이방원이 여전히 스며들어 있었다.

“이방원은 기존에 봐 왔던 이방원의 이미지, 유동근 선배님이 연기하신 이미지가 컸다. 그 부분에서 강인하고 강직한 철혈군주, 세종의 아버지로서의 이미지를 저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제가 그리는 이방원은 인물의 내면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미화하려고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은 방영중 그런 얘기(이방원 미화)가 들려 온 것 알고 있어서 언급하고 싶었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다기 보다 이방원이 어떤 심정이었고 당면한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만족스럽다”

‘육룡의 나르샤’에서 그려진 이방원은 청춘을 관통하며 그가 겪었을 혼란과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유아인의 이방원은 잔인하고 거침없지만 일면 고독하고 애잔하게 완성됐다. 그런 측면에서 역사 왜곡과 미화라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방원 연기하면서 내내 혼란스러웠다. 이방원은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명확하게 심어져 있는 인물이라 변주를 할 때 어느 정도까지 가야하나 문제가 고민이었다. 역사적인 인물, 중요한 인물이다 보니 다른 해석을 내 놓았을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시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조금만 달라지면 역사 왜곡, 미화 등의 얘기 나오는 것 보면서 조심스러웠다. 연기하면서의 혼란은 다른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아인, 정치와 입대··· “조심스럽지만 쿨하게” 기사의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사진= SBSSBS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사진= SBS


유아인이 그린 이방원은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한 결과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그려진 이방원과 다른 지점을 향했다. 그런 변주를 유아인은 때로는 냉정한 눈빛으로 때로는 한 없이 외로운 눈빛으로 완성했다. 그런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공감했고 이방원에 대한 선입견을 바꿨다.

“(드라마를) 시작하기전 도대체 선이란 무엇이고 악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 봤었다. 힘의 투쟁, 정치권력 앞에서 무엇으로 구분되는지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선악을 넘어서서 이성계의 아들이라는 운명을 타고난 이방원이 수많은 선택들 앞에서 보여드린 모습이 무척 서글프다. (지금의)저보다 더 어린 나이에 정몽주와 정도전을 죽였어야 했던 상황은 악인이라서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결론은 배우로서 동의 할 수 없다. 연기하는 내내 이방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했다. 때문에 이방원이라는 인물에 대한 정답이 아닌 혼란스러움을 노출시키고 싶었다”

그렇다면 유아인이 표현하고자 했던 이방원의 대의는 무엇이었을까? 거침없이 얘기하다가도 순간순간 장난끼 넘치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그에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방원의 대의는 어느 순간 신념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와 있더라. (극)전반에는 백성을 위한 대의가 전부였다면 후반에는 ‘대의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해’ 하는 생각에 빠져버렸다. 때문에 사심이 개입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대의는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사심이 개입되느냐에 따라 현실적인 대의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결국에는 기득권을 움켜쥐겠다는 여느 정치인의 대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버렸다. (총선을 앞둔)지금은 마치 선거가 대의가 되는 것처럼. 힘을 움켜쥐는 과정이 대의인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와 국민은)환멸을 느낄 것이다”

한동안 유아인의 정치적 견해(?)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방원을 완성한 지금 그의 머릿속에 각인된 정치와 권력은 보다 확고해진 느낌이다.

“정치는 관심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점점 개인화 되어가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지만 그것의 정점이 정치일 것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이분법,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오픈된 사고와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투표를 통해 참여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대학과 직업을 선택하는데 신중을 기하는 만큼 어떤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는지 역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만드는 인물들이 바로 정치인이니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이념이나 신념은 옳다 그르다 목소리만 높이기보다 (투표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가슴에 품고 있던 신념을 단숨에 내뱉는 유아인의 얼굴은 진지하지만 여유롭다. 그의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이 될지라도 얘기해야 할 때 하는 것 역시, 옳고 그름을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외침이라고 그의 눈빛은 얘기해 준다.

SBS ‘육룡이 나르샤’ 종영 유아인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홍미경 뉴미디어부장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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