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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시대’에 가까워지는 한진그룹

‘조원태 시대’에 가까워지는 한진그룹

등록 2016.03.21 13:55

정백현

  기자

한진칼 이어 대한항공 대표이사 선임그룹 내 유일 후계자로 자리 확고히‘동갑’ 박세창 사장과의 경쟁도 볼만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총괄부사장. 사진=뉴스웨이DB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총괄부사장. 사진=뉴스웨이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대한항공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진그룹의 3세 경영 시대가 현실에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가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8일 정기주주총회를 끝낸 뒤 오후에 이사회를 열어서 조원태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0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조 부사장은 전무 시절이던 지난 2012년 등기임원에 최초 선임됐고 입사 12년 만에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과 지창훈 총괄사장, 이상균 재무부문 총괄부사장(CFO) 등 기존 대표이사 3명에 조 부사장까지 더해져 4인 공동대표 체제로 회사를 꾸려나가게 됐다.

조 부사장은 그동안 대한항공에서 여객과 화물 등 각 사업 부문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지난 2014년부터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를 맡아왔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지상 조업사인 한국공항의 대표이사로도 선임되면서 활동 폭이 넓어졌다.

사생활 면에서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 조 부사장이지만 경영 능력 면에서 따라오는 평가는 후한 편이다. 여객과 화물 부문에서는 과감한 기획과 실행을 앞세워 준수한 실적을 냈고 지주회사 한진칼에서도 큰 무리 없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부사장에게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추가로 붙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많지 않다. 여전히 회사 경영에 대한 실권은 아버지 조 회장과 지창훈 사장이 쥐고 있다. 조 부사장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기보다는 아직까지 배워가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한진그룹에서도 ‘조원태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아직 조양호 회장이 대내외적으로 건재한 상황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후계 승계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명분만으로 해석하자면 조 부사장의 이번 대한항공 대표 선임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불분명했던 한진그룹의 3세 후계 승계 구도가 조 부사장의 단독 승계로 확실히 굳혀졌다는 점이 가장 돋보이는 상징적 부분이다.

그동안 한진의 3세 경영 승계 시나리오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분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장남을 중시하는 가풍이나 지분 현황으로 볼 때 조원태 부사장이 그나마 유리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앞으로 상황을 더 봐야 한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014년 말 ‘땅콩 리턴’ 사건의 여파로 사실상 승계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조원태 부사장이 향후 승계에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조원태 부사장이 승계 구도에서 ‘원톱’의 입지에 서게 됐다.

업계 내 동반자이자 라이벌인 박세창 아시아나세이버 사장과의 향후 경쟁 구도도 볼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과 조 부사장은 항공·물류 기업의 3세에 1975년생 동갑내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다른 분야에서 일해왔다. 항공사에서만 근무한 조 부사장에 반해 박 사장은 자신의 회사 근무 경력 중 다수를 금호타이어에서 쌓았다.

그러나 이젠 비슷한 환경에서 때에 따라 협력과 경쟁을 함께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 사람 모두 그룹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하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항공 관련 전산 관리업체 아시아나세이버의 CEO로 활동하고 있는 박 사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금호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금호산업의 사내이사로 새롭게 선임될 예정이다. 사장 승진은 박 사장이 더 빨랐지만 회사 경영의 책임을 지는 위치에는 조 부사장이 먼저 닿았다.

두 사람 모두 그룹의 사실상 유일한 후계자로서 앞으로의 역량 발휘 여부에 따라 그룹의 흥망이 갈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오랫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 온 경험을 토대로 여러 현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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