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1℃

  • 백령 7℃

  • 춘천 9℃

  • 강릉 10℃

  • 청주 10℃

  • 수원 10℃

  • 안동 8℃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10℃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2℃

  • 대구 10℃

  • 울산 13℃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2℃

한진그룹 상표권,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한진그룹 상표권,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등록 2016.03.15 09:19

수정 2016.03.15 15:08

정백현

  기자

한진해운 소유 해외 시장 상표권, 올해부터 한진칼 관리한진重·메리츠금융, 형제 갈등 이후 ‘한진’ 상표와 무관사업 환경 차이 감안해 영문 상표권은 한진해운이 보유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사용하던 상표권의 관리 권한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이양하면서 한진그룹의 상표권은 사실상 일원화된 관리 체제를 띄게 됐다.

지난 2월 24일 한진해운은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하던 ‘HANJIN’ 브랜드와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통합 관리 권한을 한진칼로 넘긴 바 있다. 상표권 양도에 대한 대가는 1113억원이었다.

이제 한진해운에게 남은 상표권 관리 권한은 해외에서 사용하던 상표권의 일부다. 이 역시도 가능하면 팔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규모는 상당히 적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상표권은 사실상 한진칼이 모두 관리하게 됐다.

현재 한 지붕에 있는 회사가 과거 약 10년간 상표권 관리 권한을 따로 갖고 있었던 것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한진그룹 오너 2세들의 분가 과정 때문이다.

고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지난 2002년 타계한 뒤 정석의 네 아들들은 각자 맡은 사업을 들고 뿔뿔이 흩어졌다.

익히 알려진대로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육운과 항공 사업을,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조선업과 건설업, 삼남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은 해운 사업을, 막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업을 맡았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05년 계열분리 작업을 모두 마쳤다.

다만 분가 과정에서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 형제는 맏형인 조양호 회장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반대로 셋째인 조수호 회장과 조양호 회장은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후 벌어진 각종 법정 공방에서도 장남과 삼남이 협력했고 차남과 막내가 손을 잡았다.

이러한 갈등 관계 탓에 한진중공업은 독자 상표를 만들어 한진그룹의 품을 떠났다. 그래서 한진중공업은 한진 측에 상표권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분리되기 오래 전 ‘한진’이라는 이름을 뗀 메리츠금융지주도 한진 상표권과 완벽히 무관한 회사가 됐다. 반대로 한진해운은 이전부터 쓰던 이름과 로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 경영을 이어갔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에서 한때 분리됐지만 둥근 원 안에 알파벳 ‘H’가 새겨진 로고와 한진의 영문 브랜드만큼은 한진그룹과 공유했다. 국내에서 사용된 ‘H’ 로고 상표권의 로열티는 ㈜한진이 챙겼고 해외 상표권 로열티는 옛 한진해운홀딩스가 챙기는 형태로 역할을 나눴다.

이들 회사가 분리된 체제 속에서도 상표권을 공유한 것에도 사연이 있다. 사업적 이해관계나 환경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육운과 항공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 비중은 항공 사업이 훨씬 높다. 항공 사업에서는 ‘H’ 로고 대신 대한항공의 태극마크를 쓴다. 쉽게 말해 해외에서는 ‘H’ 로고를 쓸 일이 거의 없기에 이를 한진해운에 양보한 모양새로 볼 수 있다.

해운 사업의 경우 한진해운이 오랫동안 ‘H’ 로고와 영문 브랜드를 달고 축적했던 기업 가치가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상표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된다. 때문에 ‘H’ 로고와 영문 브랜드를 더 자주 쓰고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한진해운이 이 상표권을 관리해왔다.

두 갈래로 갈렸던 상표권 관리 체계는 2014년 옛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이 분할 합병한 뒤 한진그룹의 자회사로 재편입되면서 일단락됐다. 한진해운이 관리하던 ‘H’ 로고와 영문 브랜드의 관리 권한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로 넘어갔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 활용하던 상표권의 경우 한진해운이 계속 관리하도록 해왔지만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 관리 권한을 모회사인 한진칼로 넘기게 됐다.

그렇다면 한진칼이 상표권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어느 정도 될까. 지난해 말과 지난 2월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으로부터 각각 300억원과 61억5100만원의 상표권 이용 수익을 받는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이 금액을 한진칼에 내는 대가로 올해 12월 31일까지 한진 로고와 브랜드 상표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상표권 사용에 대한 재계약은 매년 12월 초순에서 중순께 이뤄진다.

정백현 기자 andrew.j@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