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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는 ‘영리더 천국’

IT업계는 ‘영리더 천국’

등록 2015.11.03 08:20

수정 2015.11.03 11:17

이어진

  기자

카카오·소셜커머스3사 CEO 모두 30대
수평적 리더십···빠른 변화 적응력 탁월
‘창업주=CEO’ 공식 깨고 인재발탁 결과

左) 김범석 쿠팡 대표, 右)임지훈 카카오 대표左) 김범석 쿠팡 대표, 右)임지훈 카카오 대표

국내 IT업계에서 젊은 CEO 바람이 거세다. 거함 카카오의 수장을 맡은 임지훈 대표부터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쿠팡 김범석 대표, 위메프 박은상 대표 등 소셜커머스 3사 CEO들의 나이는 모두 30대다.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 대표는 40대 초반, 넥슨코리아 박지원 대표는 30대 후반이다.

1990년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NXC 김정주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네이버 이해진 의장, 카카오 김범수 의장 등 당시 20~30대 CEO들이 대거 등장한 이후 약 20년 만에 모바일 IT업계에서 젊은 CEO들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최근 수년 간 IT 업계에서는 카카오 임지훈 대표,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 대표, 쿠팡 김범석 대표, 티몬 신현성 대표, 위메프 박은상 대표 등 30대 CEO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같은 IT업계인 이동통신3사 CEO들과 비교하면 이들 젊은 CEO들의 나이는 한참 어리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68세, KT 황창규 회장은 63세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이 이동통신3사 CEO 가운데 가장 어리지만 올해로 53세다. 임지훈 카카오 신임대표와 비교하면 20세 이상 차이난다. IT 제조사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과 LG전자 조준호 사장은 각각 60세, 57세다.

국내에서 젊은 CEO 바람은 벤처 1세대부터 시작됐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NXC 김정주 의장, NHN 이해진 의장, 카카오 김범수 의장 등은 2000년대 초반, 닷컴 열풍 당시 회사를 설립, 굴지의 IT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이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IT업계에서 ‘신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2009년 아이폰 쇼크 이후 국내에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IT 업계에서 벤처 열풍이 확산되며 젊은이들이 대거 IT업계로 몰렸다. 이 영향으로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산업 영역도 생기는 등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를 이끌어냈다.

IT업계 젊은 CEO드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우선 카카오, 쿠팡, 티켓몬스터, NHN엔터테인먼트 등 IT 서비스업체들의 CEO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의 경우 CEO들의 경험이 중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물량 수급, 마케팅, 디자인, 설계 등 수십, 수백가지 이상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일종의 피라미드식 조직 구조에서 모든 것을 지휘해야만 해 경험, 연륜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IT 서비스 업계의 경우 새로운 시장 트랜드에 맞춰 발빠르게 소비자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여야만 한다. ‘속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빠른 속도가 생명인 만큼 각각의 부서들이 독립적인 체재를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이 때문에 IT 서비스 업계에서 CEO들의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다. 회사가 추구해야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각 부서 간 이견 충돌, 조율이 필요할 시 중재자 역할을 맡는다.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타 산업군과 비교해 상하 수직적 리더십이 아닌 수평적 리더십이 중요한데, 고정관념, 권위의식에서 다소 자유로운 영리더들이 강점이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창업주가 젊은 CEO를 직접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IT업계의 젊은 CEO들 가운데 몇몇은 회사를 직접 설립한 창업주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는 국내에서 소셜커머스 모델을 도입, 시장 활성화를 이끈 장본인으로 꼽힌다. 쿠팡 김범석 대표도 쿠팡 설립한 뒤 현재까지 쿠팡을 이끌고 있다. 올해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유치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들 기업들을 제외하곤 IT 대기업 창업자들이 젊은 CEO를 직접 선임한 케이스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 이석우, 최세훈 전 공동대표들의 추천을 통해 신임대표로 선정됐다. 위메프 박은상 표는 허민 창업자와 서울대학교 동문으로 친분이 깊은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창업주인 자신들은 경영에서 다소 물러나는 대신 경험을 강점으로 젊은 감각을 지닌 CEO를 지원해주고 CEO들은 창업주들의 든든한 지원 속 IT업계의 변화 흐름을 주도하는 형태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 뿐 아니라 이석우, 최세훈 전 공동대표가 지원해주고 있고 위메프는 허민 창업자가 이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IT업계에 유독 젊은 나이대의 CEO들이 많은 또 다른 이유로는 젊은 감각이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이 지속되고 젊은이들의 트랜드가 수시로 변화하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젊은 감각이 필수적이다. 특히 수시로 변화하는 IT업계 트랜드를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경영에 적응하는 능력은 젊은층이 더욱 탁월하다.

젊은 소비자층도 모바일 변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젊은 CEO들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업계의 기술 발전, 트랜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이끌 수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젊은 CEO들이 IT업계에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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