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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음’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음’

등록 2015.09.23 17:48

이어진

  기자

임지훈 체제 출범과 함께 ‘카카오’로 사명 변경‘다음’은 서비스 브랜드 명으로만 존속 예정

다음 로고.다음 로고.

다음카카오가 23일 임지훈 대표 내정, 카카오로의 사명 변경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임지훈 대표 체제 출범과 동시에 ‘다음’이라는 사명은 2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제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 결과 카카오로 사명 변경 및 임지훈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뒤이어 진행 된 이사회에서 임 대표 선임 역시 결정되면서 공식적으로 사명 및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임지훈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다음’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설립한 다음은 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 서비스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업체다. 다음은 1997년 국내 최초 무료 웹메일 ‘한메일넷’을 출시, 국내 인터넷 시장에 큰 획을 그으며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다음 이메일의 경우 한메일넷(hanmail.net) 주소로 이용이 가능, 당시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재웅 창업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전대표와 함께 국내 1호 벤처기업인으로 손꼽힌다.

다음은 1999년 5월 커뮤니티 서비스인 다음카페, 2000년 다음 검색, 2003년 미디어 다음을 선보이며 종합 포털업체로 변모했다. 당시 야후 등과의 경쟁 속에서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오랜 기간 한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라는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NHN(현, 네이버)이 게임 및 지식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급격히 성장하면서 포털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한번 시장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자 이를 좁히지 못하고 현재까지 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 설립 이후 창업주인 이재웅 대표가 10여년 가량 다음을 이끌어왔지만 2006년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의사결정을 위해 이재웅 석종훈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이 창업자는 2007년 석종훈 대표에 다음을 맡긴 뒤 2008년 다음을 떠났다.

석종훈 대표 체제에서도 다음은 2007년 다음 TV팟 등 이용자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는 한편 자체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도 주력했다. 다음지도에서 스카이뷰, 로드뷰 서비스를 도입하는가 하면 국내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되기도 전인 2009년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실험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2009년 이후부터 최세훈 단독대표가 다음을 이끌어왔다. 최세훈 대표 체제 하에서 다음은 인터넷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 모바일 다음 오픈,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담’등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공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제주에 다음 스페이스닷원 사옥을 완공, 본사를 이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다음은 모바일로의 시장 변화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 속 카카오톡을 필두로 한 앱 생태계가 크게 확산됐지만, 마이피플 등을 비롯 잇달아 내놓은 모바일 서비스들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에 밀린 만년 2위라는 타이틀, 모바일로의 시장 변화 속 지난해 다음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와의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다음의 PC 웹 기반의 포털, 검색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다음카카오 합병 시 다음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의 대외업무 등을 관장해오던 이석우 공동대표가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공동대표 자리를 맡게 됐다. 다음과 카카오, 문화가 다른 두 업체를 융합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합병 1년 동안 다음카카오는 다음키즈짱, 다음클라우드, 다음뮤직 등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하는 한편 카카오택시, 카카오톡 샵검색 등 모바일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며 신성장동력 창출에도 주력했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종료된 서비스들의 상당수가 다음 서비스인 점을 들어 다음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들을 내놨다. 모바일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특히 다음클라우드의 경우 다른 다음 서비스와 연계해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아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이달 초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로의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서 20년 만에 사명에서 ‘다음’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 측은 “포털 다음과 모바일 카카오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웹과 모바일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다음카카오 사명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도 존재해 왔다”며 “모바일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장 또한 바꼈다. 이날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음 시절부터 살펴보면 2009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하더라도 최 공동대표는 회사에 남는다. 다음카카오가 최근 구성한 집단경영 CXO팀에서 재무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명에서 다음은 사라졌지만 서비스 브랜드로서 ‘다음’이라는 이름은 존속된다. 포털, 메일, 카페 등에서 ‘다음’ 이름을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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