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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정치학···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데스크칼럼]포털의 정치학···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등록 2015.09.11 11:29

수정 2015.09.11 13:38

최재영

  기자

여당, ‘포털 통제’는 자가당착···스스로 반성이 먼저

포털의 정치학···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기사의 사진

“사법부는 죽었다.”, “민주주의 탄압”, “정의는 살아 있다”, “모르는 일이다.” 자의적 해석. 정치인들이 사법부를 맞닥뜨렸을때 내뱉는 가장 많았던 발언이다.

정치권은 항상 이런 식이다. 무엇이든 자기 편리할 때로 해석한다.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사법부 탄압이나 민주주의를 들고 나온다.

이른바 耳懸鈴鼻懸鈴(이현령비현령)이다. 귀에 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이다.

최근 새누리당이 포털에 집중포화를 터트리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 등 포털을 두고 ‘공정성 훼손’과 심지어 ‘신적인 존재’라고 비아냥 거렸다. 국감에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을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여전히 벼르고 있다.

여당은 포털을 두고 “국민이 아침에 일어날 때, 밤에 잘 때도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권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예외를 줄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여당에 부정적 논조 기사가 많다는 여의도 연구소 자료를 들고 나왔다.

참 이상한 모양새다. 선거를 얼마 안 남긴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012년 국감때도 비슷했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2006년에는 여의도 연구소가 포털 뉴스는 문제점이 많다는 보고서를 토대로 “포털들이 자의적 편집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에는 포털을 활용해 여론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제 와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포털을 벼르고 있다. 유·불리를 떠나 그게 어디 포털 탓일까. 정치를 잘하면 좋은 평가를 받고 못하면 여론의 지탄을 받는다. 본말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새누리당은 스스로 반성한 다음, 포털이 과연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포털이 의도적으로 악의적인 편집이나 제목 수정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다. 기사 공급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의도나 취지에 맞지 않게 고쳤다면 그대로 나둘 수 없다.

그 문제 때문에 포털에 항의한 언론사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포털은 여론 형성을 하고 있다기 보다는 독자들의 관심있는 내용을 실어주고 있다. 그게 여론이 되는 셈이다.

자기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는 게 정치권의 특권인가. 여기에 새누리당은 포털을 언론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들 입맛에 안맞다고 통제하고, 시정시키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만약 그들의 말대로 포털이 언론이라면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엄청난 발상이다.

소위 메이저 언론들이 정부 여당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한다고 손을 볼 수 있겠는가. 언론 탄압은 민주국가의 골간을 뿌리 채 흔드는 것이다. 포털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포털 통제 아이디어를 낼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국민과 국가를 위해 썼으면 한다. 누군가의 말 대로 정치권이 4류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이제 바뀌어야한다. 포털을 바꾸려하지 말고 정치권 스스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최재영 정치경제부장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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