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에서 들뜬듯한 하이톤의 억양과 한껏 자신을 부풀린 과장된 대사와 표정으로 도도하고 차가운 여의사 유리타를 연기한 구혜선은 연일 인터넷에서 도마질 당하고 있다.
심지어 올초 케이블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OCN '나쁜 녀석들'속 여경감역의 강예원 발연기와 비교되며 '올해의 발연기'라는 비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블러드' 제작사측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혜선 캐릭터 변화를 예고했다. 그런데 '블러드'의 문제가 단순히 구혜선만의 문제일까? 누가 보아도 과장된 구혜선의 연기는 보기 불편하다.
하지만 구혜선이 연기하는 유리타가 왜 그렇게 어색한 캐릭터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연출과 작가는 왜 손만 놓고 있으며 공영방송이라는 KBS는 아무런 의견도 없었던 건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가 최악의 망작으로 추락한 '내일도 칸타빌레'의 전력이 떠오른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탄탄한 원작 콘텐츠를 바탕으로 어느정도 인기를 담보로 한 상황에서 출발했다. 특히나 여주인공인 심은경은 원작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가장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심은경이 연기한 설내일은 오버와 과장이 극심해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안겼고 무엇보다 "오라방~"이라고 불렀던 호칭까지도 올드하다는 비난속에 심은경의 연기력까지 논란을 빚었다.
그리고 제작사와 KBS는 극 중반 여주인공의 캐릭터와 말투 그리고 호칭까지 싹 바꿨다. 이어 심은경에 대한 비난은 수그러들었지만 드라마는 회생하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
'내일도 칸타빌레'와 '블러드'는 나란히 불편한 여배우의 연기가 드라마 부진의 핵심인것 처럼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진정 여배우 캐릭터 하나만의 문제일까? 혹시 제작사와 공영방송인 KBS 관계자들은 부진의 책임을 여배우들에게 전가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를 만들때 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보다 깊은 고민을 거친 뒤 세상에 내 놓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다. 또 새롭게 변하게 될 구혜선의 캐릭터가 얼마나 극에 잘 녹아들지 지켜볼 일이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mkho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