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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5-01-12 09:11

한진그룹 부채비율, 10대 그룹 중 최고…재무상태 ‘빨간불’

대한항공·한진해운 부채비율 1000% 안팎…지난해 말 한진해운 인수 이후 더 나빠진 듯

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의 재무 상태가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재벌닷컴이 2013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의 부채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452.4%로 나타났다. 한진그룹에 이어 한화그룹이 144.8%의 부채비율을 기록했고 LG(99.4%)과 SK(86.8%), 롯데(65.8%)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삼성·현대차·SK·LG·포스코 등 나머지 그룹들의 부채비율이 2010년 이후 개선되거나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으나 한진의 부채비율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의 부채비율은 2010년 248.3%, 2011년 381.9%, 2012년 437.3%, 2013년 452.4% 등으로 불과 3년 사이에 2배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특히 부채총액은 2010년 23조9000억원이었으나 3년 뒤인 2013년에는 32조4000억원으로 무려 8조5000억원이 불어났다. 부채총액에서 장·단기 차입금은 2013년 15조원으로 2012년의 11조6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한진그룹의 재무구조는 2008년 리먼쇼크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나빠졌다. 특히 국제 경기와 빠르게 연동되는 운수사업의 특성 탓에 한진그룹의 재무 사정도 덩달아 부실해졌다.

한진그룹은 2009년부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재무개선을 추진해왔다. 나름의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재무 여건은 쉽게 좋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올해 7년째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재무 관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재무 상태는 지난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을 인수하면서 더 악화됐다.

대한항공의 부채총액은 2013년 말 18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9조3000억원으로 6000억원이 늘었다. 이 중 차입금은 5조6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823.3%에서 837.0%로 13.7%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나빠진 여파로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강등되자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창사 이래 최대인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주주인 한진칼 등 자회사들이 대한항공의 증자에 참여하고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주주명단에서 빠져 있어 부담을 지지 않는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재무 악화로 도산한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은 올해 7월까지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그룹 순환출자구조 해소 작업을 마쳐야 하는 만큼 재무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한진그룹은 지난 6년간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아 재무위험을 키웠다”며 “더 늦어지기 전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동부 등 다른 그룹처럼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한진해운 등 주력 계열사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원에 나서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그룹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면 오너 일가도 부실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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