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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3세 경쟁 구도, ‘땅콩 불똥’에 조원태 압승으로 끝나나

한진家 3세 경쟁 구도, ‘땅콩 불똥’에 조원태 압승으로 끝나나

등록 2014.12.10 08:45

정백현

  기자

계열사 지분율·그룹 내 위치 감안할 때 조원태 부사장이 우세도덕성 치명타 입은 조현아 부사장 사실상 경쟁 구도서 이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 자녀들. 사진 왼쪽부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진=한진그룹 제공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세 자녀들. 사진 왼쪽부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 램프리턴’ 논란으로 지난 9일 대한항공 내에서 맡고 있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가운데 향후 한진그룹의 후계 경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현재 장녀 조현아 부사장 외에 장남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대한항공 경영전략·영업 부문 총괄 부사장(CMO),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 겸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1949년생인 조 회장은 내년이면 한국식 나이로 67세로 접어들고 조현아 부사장(1974년생)과 조원태 부사장(1975년생)은 완벽한 40대가 됐다. 최연소 임원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조현민 전무(1983년생)는 아직 30대 초반이다.

회장 재임 11년째를 맞은 조 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대해 시기상조를 논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경영권 승계 이야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의 경영 능력이 건재하며 나이 또한 10대 기업 총수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장파’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한진그룹도 3세 승계 문제를 수면 위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다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세 자녀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모두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어 후계자로서의 자격을 갖췄다는 점에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은 회사의 영업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공을 올렸다는 평가가 있고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식 등 서비스 분야의 진화를 이뤘다는 평이 자자하다. 조현민 전무는 독특한 광고 전략으로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제고시켰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현재 지분 구조나 그룹 안팎에서 보이는 경쟁 구도는 셋 중에서 조원태 부사장이 많이 앞서 있는 모양새다. 조원태 부사장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를 맡고 있고 대한항공에서도 핵심 분야인 경영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에서도 조원태 부사장이 누나 조현아 부사장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전무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1.06%로 모두 같다. 그러나 주식 수는 조원태 부사장이 조현아 부사장보다 700주 정도 더 갖고 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역시 지분율은 2.5%로 공히 같지만 세부 주식 수에서 조원태 부사장이 조현아 부사장보다 400주 정도 더 많다.

더구나 조원태 부사장은 최근 들어 아버지 조양호 회장을 따라 회사 안팎의 행사를 동행하는 기회가 잦아지면서 조 회장이 장남을 후계자로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교적 가풍을 중시하는 한진가(家)의 정서상 장남인 조 부사장이 한진의 유일한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다고 보고 있다. 고 정석 조중훈 창업주가 창업한 한진그룹은 정석의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정석의 유지에 따라 지난 2003년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현아 부사장이 이번 사건으로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당분간 조현아 부사장의 경영 전면 참여는 힘들게 됐다. 이 때문에 조양호 회장이 조원태 부사장을 향후 한진그룹의 얼굴로 부상시킬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조원태 부사장도 ‘욕설 논란’ 등 평소 행실에 대한 부정적 꼬리표가 붙는 만큼 앞으로 이 같은 인식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조 부사장은 지난 2012년 한진그룹 산하 대학인 인하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시민단체를 향해 ‘개XX’라고 욕설을 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따지고 볼 때 조원태 부사장이 경영권 승계 경쟁에서 사실상 압승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며 “조원태 부사장 역시 도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공인으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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