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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누리던 스마트폰 벼랑 끝에 서다

[대한민국은 구조조정 중]영화 누리던 스마트폰 벼랑 끝에 서다

등록 2014.12.02 07:56

정백현

  기자

삼성전자, 경쟁심화에 이익 급감위기의식 고조···구조조정 시발점벤처신화 팬택 자금난에 공중분해

휴대전화가 이 땅에 보급된지 3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스마트폰은 그 자체로 문화 충격이었다. 다양한 첨단 기능을 두루 갖춘 덕에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수단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경제적으로도 스마트폰 사업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다. 2009년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삼성전자 등 전자업체의 매출과 이익규모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영화 누리던 스마트폰 벼랑 끝에 서다 기사의 사진


매년 탄생하는 프리미엄 신제품 스마트폰에 글로벌 소비자들은 열광했고 회사의 경영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개선됐다.

실제로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 돌풍을 앞세워 지난해 3분기 분기별 영업이익 사상 최대 기록인 10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중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IM부문의 영업이익은 무려 6조7000억원에 달했다. 호실적 속에 임원들의 승진 잔치도 단연 돋보였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사업은 자동차 생산업, 석유 정제 사업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효자 업종이자 대한민국의 첨단 산업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의 영화는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쇠락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수요가 거의 다 차면서 사실상 경쟁이 포화상태를 맞았다. 더구나 출시되는 신제품에도 혁신적인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까지 뒤따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후의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에 선점 당했다. 중국 브랜드는 저렴하면서도 준수한 제원을 갖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빅2의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결국 스마트폰 시장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전자업계의 이익 규모는 전성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4조1000억원의 실망스러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년 사이에 영업이익의 60%가 빠진 것이다.

삼성 밖의 사정은 더욱 처참하다. 뛰어난 기술 잠재력을 가진 팬택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쓰러졌다. 법정관리 중인 팬택은 새 주인을 찾기 위한 공개 매각 작업에도 나섰지만 이마저도 유찰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는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삼성전자에 비해 스마트폰 경쟁에 비교적 늦게 가세한 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 3사 중에서 그나마 가장 선방하는 곳으로 통한다. 최근 출시된 G3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황이 이렇게 나빠지면서 스마트폰 관련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이 최근 들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회사의 실적은 나빠지는 상황이지만 임원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고 일반 직원들의 숫자도 늘고 있어 효율성이 나빠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0조원대에 달하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떨어진 사이 1119명에 달하던 임원의 숫자는 1221명으로 늘었다. 전체 임직원 수도 9만5648명에서 9만9556명으로 소폭 늘었다.

특히 사장급 이상 임원의 경우 DS부문(반도체·디스플레이)과 CE부문(소비자 가전)이 각각 3명과 2명이 있는 것에 반해 IM부문은 7명이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조만간 스마트폰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 감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비대해진 임원들의 숫자를 줄여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잡아보겠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약 500여명의 모바일사업부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한데 이어 이번 연말을 기해 약 6000여명에 가까운 갤럭시 스마트폰 개발 관련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상필벌’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삼성의 인사 트렌드를 감안해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해 온 신종균 IM부문 사장의 경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신 사장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경질될 확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 편에서는 현재 3가지 부문으로 나뉜 삼성전자의 사업 조직을 재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적이 그나마 나은 CE부문에 IM부문을 통합시켜 양대 부문으로 사업을 꾸려가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직 개편 가능성 역시 낭설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국내는 물론 해외 지역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크다. 삼성전자는 현재 영국 런던에 소재하고 있는 유럽총괄지사를 동유럽의 중심인 폴란드로 이동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컨트롤타워를 옮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남아있는 동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해 경영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실적 부진에 대한 비판을 받았던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신흥 시장에 대해서도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조직에 칼을 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적 성장은 큰 의미가 없는 만큼 품질과 효율성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모양으로 업계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서 스마트폰 사업의 흥망 여부가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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