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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대한통운, 오너家 만나니 승승장구

하이닉스·대한통운, 오너家 만나니 승승장구

등록 2014.11.06 09:02

수정 2014.11.06 09:08

강길홍

  기자

하이닉스 SK에 편입된 후 시총 2위···CJ에 인수된 대한통운 영업익 급증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주인을 찾지 못해 오랜시간 방황하던 기업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오너 경영의 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에 인수된 하이닉스와 CJ그룹 품에 안긴 대한통운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하이닉스 인수는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SK는 그룹의 양날개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의 성장 정체로 고민이 크지만 SK하이닉스가 더 큰 날개로 오히려 날아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현대자동차를 밀어내고 국내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2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3년7개월 만이다. 4일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총(34조5437억원)은 현대차(34조1천429억원)보다 4008억원 많았다.

1983년 현대전자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하이닉스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의 빅딜 조치로 LG반도체와 합쳤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1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당시 하이닉스반도체로 이름을 바꾸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돌입했지만 채권단에서 번번이 해외매각이나 청산이 거론됐을 정도로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2003년에는 주가는 13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하이닉스는 부침을 겪었지만 2012년 SK그룹에 인수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설움을 벗고 4대그룹인 SK에 편입되면서 직원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반도체 시장 전망 악화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투자를 늘리며 기술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수 있었다. 이후 D램 업계의 치킨게임이 끝나고 SK하이닉스는 투자에 대한 결실을 거두게 됐다.

사실 최 회장의 하이닉스 인수 결정에 대해 당시 그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강력한 오너십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최 회장이 아니었다면 SK가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하이닉스 인수 결정이 정부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하이닉스가 비상하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특혜 의혹을 제기할 정도다. 그만큼 최 회장의 하이닉스 인수 결정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한통운도 오너 경영을 시작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운송 업체였던 대한통운은 모기업인 동아그룹이 2000년 해체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그동안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 뒤 CJ그룹 품에 안기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통운은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 4월 CJ GLS와 통합해 CJ대한통운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한 CJ대한통운은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 영업익은 무려 693%나 폭증했다.

CJ대한통운은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078억57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2.7% 늘었다. 이는 CL(Contract Logistics, 계약물류)부문과 택배부문의 운영 효율성 강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CL부문은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8% 증가했다. 노후장비 매각 등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저수익 고객들을 대상으로 196억원 규모의 판가 인상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택배부문은 3분기에 역대 최대인 1억5400만박스를 운송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특히 4분기는 연말연시 물동량이 증가로 전망이 더욱 밝은 상황이다.

숙부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인수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대한통운을 품에 안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결단이 주목받는다. 이 회장은 ‘물류사업을 통한 그룹 신성장동력 창출’을 구상하고 대한통운 인수에 뛰어들었고 그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한편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동부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대우일렉은 동부그룹에 편입한 뒤 동부대우전자로 새롭게 출범한 후 2009년 사업 구조조정으로 정리했던 에어컨, 청소기, TV 시장에 차례로 다시 진출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투자 결정이나 해외 사업 파트너와의 협력 등에서 차이가 난다”며 “오너 경영에 대한 선입견이 많지만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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