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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임병장, 간부·동료들 무시에 계획적 단독범행” 결론

軍, “임병장, 간부·동료들 무시에 계획적 단독범행” 결론

등록 2014.07.15 19:47

이나영

  기자

군 수사당국은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이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로부터 놀림을 당해 계획적으로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육군본부 헌병실장 선종출 준장은 15일 오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GOP 총기사고’의 합동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임 병장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4시 이후 초소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 자신을 빗댄 그림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 입대 후 일부 간부와 동료 병사들로부터 무시나 놀림을 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순찰 일지에는 소초원들의 특성을 묘사한 캐리커처 형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임 병장에 대해서는 엉뚱하고 어수룩한 캐릭터의 '스펀지밥'과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희화화한 라면전사등으로 그렸다”면서 “소초원들은 사소한 장난으로 생각한 반면 피의자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진술했다”고 그는 말했다.

순찰 일지 뒷면 겉표지에는 총 67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이 중 16개는 임 병장을 빗댄 그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작성한 메모 내용도 처음 공개했다.

임 병장은 이 메모에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는 말이 있고 어린애들이 장난삼아 개를 괴롭히거나 곤충이나 벌레를 죄의식 없이 죽이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그들은 헤아리지 못했다”고 썼다.

임 병장은 지난 9일 부소초장 이모 중사를 ‘모욕’ 혐의로 고소해 현재 불구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육군 중앙수사단장인 임석현 대령은 “부초소장은 병사들 앞에서 피의자를 힘이 없다고 놀리고 피의자가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는 등의 행위가 일부 확인돼 지금 형사조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소총장은 임 병장의 뒤통수를 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 병장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범행 당시 총을 난사하지 않고 10여발을 단발로 사격했으며 일부는 조준사격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 준장은 “임 병장은 동료들이 모여 있는 그늘막 뒤편에서 은밀히 수류탄의 포장을 뜯고 안전핀을 제거한 후 몰래 수류탄을 굴린 다음 자신은 언덕 아래로 피신했다”면서 “수류탄이 폭발하자 실탄을 장전한 후 파편상을 입은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 10여 발을 단발로 사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 병장이 생활관 뒤편 어두운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땅에 떨어진 공포탄 1발을 발견하고 '동료들이 대응사격을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진술했다”면서 “몰래 생활관 복도로 진입해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던 동료들에게 실탄 2발을 발사해 진모 상병이 사망하고 김모 병장은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의 검거 작전과정에서 임 병장이 수색 병력과 여섯 차례 접촉했으나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임 병장은 한 발도 쏘지 않았는데도 수색 병력간 3차례의 오인 사격이 발생하는 등 군의 작전 허점도 드러났다.

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22사단의 사단장(소장), 대대장(중령), 중대장(대위)을 보직해임키로 했다.

또 이번 조사 결과 소초원 6명이 임 병장을 희롱하고 별명을 부르는 등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드러났으나 임 병장이 이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아 소속부대에서 징계하기로 했다.

군은 이번 사건 후 전체 GOP 부대에 대한 정밀 진단을 실시해 '관심병사' 150명을 후방 부대로 재배치했다.

이나영 기자 lny@

뉴스웨이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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